1990년 미국으로 이민간 김장호 일병
2006년 11월 이라크파병 중 전사
'美 오렌지카운티'는 김 일병 거주동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한국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인 영 김(Young Kim) 공화당 의원의 법안으로 미국 땅에 한국인의 이름을 딴 '다섯번째' 건물이 생겼다. 주인공은 지난 2006년 이라크 파병 중 폭발물에 의해 전사한 김장호 일병이다.
17일 현지 소식통과 영 김 의원 공식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이라크에 파병 당시 작전중 사망한 김장호 일병을 기리기 위한 '우체국 개명' 법안이 지난 14일 최종 통과됐다.
해당 법안은 김 의원이 지난 2월 발의한 H.R.6630(PFC Jang Ho Kim Post Office Building)이다. 김 일병이 파병 가기 전 거주했던 오렌지 카운티 플라센티아(Placentia)의 우체국 이름을 '장호 김' 우체국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았다.
김 의원은 "김 일병은 일찍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의 용기와 봉사의 유산은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영감을 준 다른 사람들 속에 영원히 숨 쉴 것"이라면서 "김 일병의 희생 덕분에 미국은 여전히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일병은 서울에서 태어나 1990년 미국으로 이민갔고, 뉴욕에서 거주하다가 이후 오렌지 카운티로 이주해 생활해왔다. 그는 플라센티아에 소재한 발렌시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풀러톤 칼리지(Fullerton College)를 거친 후 프로그래머로 활동했다.
2005년 6월에는 미국 육군에 입대하여 조지아주 포트베닝에서 기본 훈련과 고급 개인 훈련을 모두 마친 후, 독일 근무를 거쳐 이라크 바그다드로 갔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그는 가족이 걱정하지 않도록 바그다드로 파병 소식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일병은 4개의 상과 훈장을 받았고, 이후 리버사이드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법안이 통과된 후 김 일병 가족은 영 김 의원실을 통해 "장호는 헌신적인 군인이었고, 촉망받는 청년이었고 자랑스러운 미국인이었다"면서 "우리는 그를 매우 사랑하고 그리워하며 그의 기억을 기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이들에게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서 오렌지 카운티에 위치한 플라센티아 우체국은 '장호 김 우체국'(PFC Jang Ho Kim Post Office Building)으로 명명된다. 미국 내 한국인 이름을 딴 공공건물은 총 5개가 됐다.
이외의 건물로는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이름을 딴 1호 '도산 안창호' 우체국 ▷독립운동가 김호 선생의 이름을 딴 2호 '찰스 H 김' 초등학교 ▷제 2차 세계대전 영웅 김영옥 대령을 기리는 3호 '김영옥' 중학교 ▷캘리포니아의 첫 아시아 출신 주의원 송호윤 씨를 기억하는 4호 '알프레드 호윤 송' 지하철역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