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스타벅스 ‘경동1960점’ 오픈
시장을 MZ 놀이터로…상생 시도
방탈출 등 LG전자 체험공간도 연계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좀 헤맬 수도 있다. 처음 보는 상인에게 길을 물을 지도 모른다. 그럼 어때, 자주 못 하는 경험이다. 시장 골목골목을 지나면 인삼향을 만나고 정육점도 지난다. 그러다 갑자기 예상밖으로 눈앞에 펼쳐지는 폐극장에 그렇게 발이 닿으면, 잘 도착한 거다.
16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안에 스타벅스 ‘경동1960점’이 문을 열었다. 매장 이름처럼 1960년 문을 연 경동시장 내부에 위치해 있다. 매장에 들어가면 마치 영화관에 들어온 것 같다. 수십년 전 스크린이 있었을 이곳에는 스타벅스의 매대와 파트너가 있다. 이곳의 중심은 더 이상 극장 무대가 아니다. 오히려 매대 쪽에서 바라 보는 계단식 좌석 공간이 새로운 무대라 할 수 있다.
계단을 올라가면 만나는 좌석 사이 테이블에서는 경동시장의 과거를 만날 수 있다. 옛 모습을 담은 사진이 곳곳에 들어가 있어서다. 건물 구조가 드러난 벽쪽으로는 커피콩을 형상화한 그림들이 걸려 있다. 앞면의 천장에는 스크린 대신 청년 예술가 장해림 씨의 아트워크가 가로로 길게 펼쳐져 있다.
15일 진행된 미디어 초청 행사에서 이한솔 스타벅스 인테리어팀 파트너는 “계단을 타고 올라오면서도 색다른 공간의 경험을 느낄 수 있게 극장적 요소는 최대한 살렸다”고 공간을 설명했다. 연극적 조명과 더불어 커피나무에서 볼 수 있는 요소들을 해체한 아트워크는 상생과 커뮤니티를 상징한다.
상영관의 영사실은 파트너의 휴게실로 탈바꿈했다.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휴게실에서 직원들은 쉬면서도 매장 상황을 조망할 수 있다.
경동1960점에서는 영사기를 활용해 자신의 닉네임이 화면에 뜨는 경험도 할 수 있다. 고객의 주문번호를 표시하는 순번표시기(CND)가 마치 영화 크레딧처럼 벽에 띄워진다. 스타벅스는 현대 건물에서는 보기 힘든 천장의 목조 구조도 그대로 살렸다. 친환경 파티클로 만들어진 테이블도 만날 수 있다. 과거와 현재의 공존, 친환경적이라는 가치를 녹여낸 인테리어다.
경동 1960점에 굿즈 코너의 왼편에는 밴드 등 소규모 그룹이 공연할 수 있는 1평 남짓의 공간이 마련돼 있다. 31일까지 이 공간에서 매일 2번(오후 4·6시) 청년 문화예술인재의 공연이 잇달아 펼쳐질 예정이다.
경동1960점은 전통시장 상인들과의 상생을 위해 마련된 스타벅스의 5번째 커뮤니티 스토어다. 매장 판매 제품의 모든 품목은 300원씩 적립돼 경동시장 지역 상생 기금으로 조성된다. 스타벅스는 MZ세대 등 새로운 고객들이 기존 경동 시장에 발길을 찾아 지역 사회 속 활기를 불어놓기를 기대하고 있다.
경동1960점은 스타벅스만의 장소로 끝나지 않는다. 경동1960점 매장의 계단을 올라가지 않고 쭉 직진하면 문을 넘어 또 다른 공간이 펼쳐진다. LG전자가 스타벅스와 더불어 준비한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C’이다. LG전자의 옛 사명인 금성사에서 이름을 딴 이 공간은 MZ세대의 고민해결을 돕고 마음에 활력을 주는 콘셉트로 기획됐다.
고객경험플랫폼에 가입한 뒤 입장할 수 있는 새로고침센터에서는 개성고침, 스타일고침, 기분고침 등의 코너를 통해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다. 스티커로 개인 소장 전자기기를 장식하거나 LG전자 폐가전 제품을 업사이클해서 만든 친환경소재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식물을 심기, 의류·모자 리폼, 팔찌 만들기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2층에는 방탈출을 테마로 한 고민탈출코너가 준비돼 있다. 태블릿과 씽큐(ThinQ) 애플리케이션, 일일 조수 사원증과 함께 미션을 해결하는 힐링 공간이 나타난다. 단, 고민탈출코너의 경우 LG전자 홈페이지의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를 통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이 MZ의 놀이터에서 모든 체험이 끝나면 개별 맞춤형 영상을 출구에서 마지막으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