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적응 거쳐 건강 양호, 하루 2시간 산책

대통령기록물인 만큼 분양 아닌 '대여' 형식

광주에 둥지튼 풍산개 ‘곰이·송강’…시민들에 재롱[종합]
12일 오전 광주 북구 오치동물원에서 강기정 광주시장이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만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르다 대통령기록관에 반납한 곰이와 송강을 대여 형식으로 넘겨받아 사육을 시작했다. 동물원 측의 실수로 이름표가 바뀐 상태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르다 정부에 반환한 풍산개 '곰이'(암컷)와 '송강'(수컷)이 광주를 거처로 선택했다.

12일 오전 광주 북구 생용동 우치공원 동물원 관리사무소 앞에서 곰이와 솜강이 모습을 드러냈다.

경북대 동물병원에서 생활하다 지난 9일 광주로 온 곰이·송강은 5분여간 일대를 산책하다가 잔디와 나무가 어우러진 놀이터로 향했다.

사육사 지시에 따라 놀이터 내부에서 한참을 뛰어다닌 곰이·송강은 펜스 너머에서 구경하는 시민들에게 다가가 재롱을 떨기도 했다. 3일 동안 적응을 거쳐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를 거처로 택한 곰이·송강은 1.5평 규모의 사육장에서 생활을 시작한다.

오전과 오후 두차례에 걸쳐 2시간씩 동물원에서 산책을 하며, 안전상의 이유로 이 시간에 한해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곰이의 현 건강상태를 고려해 동물원 측은 당분간 합사를 진행하지 않고, 추후 적응기간을 거친 뒤 검토할 예정이다.

또 대통령기록관에서 반환을 요구하지 않는 이상 곰이·송강은 우치공원 동물원에서 남은 생을 마감할 예정이다.

곰이와 송강은 지난 2017년 3월, 11월 태생으로 6살이다. 신체 능력을 고려하면 사람 나이로는 30살이다.

사육 방식은 동물단체 의견을 고려해 실내 사육으로 진행한다.

광주에 둥지튼 풍산개 ‘곰이·송강’…시민들에 재롱[종합]
12일 오전 광주 북구 오치동물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르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 놀이를 하고 있다. 동물원 측의 실수로 이름표가 바뀐 상태다. 광주시는 지난 9일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대여 형식으로 곰이와 송강을 넘겨받아 사육을 시작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실외 사육을 했지만, 대통령기록물인 만큼 동물원 측은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지태경 우치공원 관리사무소장은 "곰이와 송강 대여조건은 없다. 다만 도난과 분실, 안전상의 문제 등을 이유로 실내 사육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곰이와 송강은 지난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선물한 풍산개다.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 후 대통령기록물인 풍산개를 위탁받아 키워왔지만 관련 지원 입법이 추진되지 않아 지난 11월 7일 곰이와 송강이를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했다.

이후 대통령기록관은 우치동물원을 비롯해 서울, 대전, 인천 등 풍산개 새끼를 분양받은 곳에 곰이와 송강을 키울 수 있는지를 의뢰했다.

타 지역에서는 사정이 여의치 않다며 고사했고, 우치동물원 측은 키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풍산개는 대통령기록물인 만큼 분양이 아닌 '대여' 형식으로 키우게 된다.

곰이와 송강이 낳은 새끼 6마리 중 1마리인 '별이'도 우치동물원에서 현재 사육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