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양부모의 학대와 방치 끝에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고(故) 정인 양의 묘소를 또다시 참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김 여사는 '정인이 사건' 2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2일 경기 양평의 안데르센 메모리얼 파크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지난해 10월 13일 정인이 사건 1주기 당시에는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정인 양 묘역 방문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 대선 국면에서 공개석상 등판 압박을 받던 와중에 정인이 묘역 방문이 이미지 쇄신 방안으로 활용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14일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에는 검정 트렌치코트 차림의 김 여사가 묘소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고개 숙여 고인을 추모하는 모습이 찍혔다. 김 여사가 한 손에는 목장갑을 끼고 묘역 주변 쓰레기를 줍는 모습도 공개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가 묘소를 찾아 고인을 참배하고 묘역 주변을 정리한 건 “국민들의 관심이 본인에게 쏠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평소 생각 때문”으로 전해졌다. 또 김 여사는 “앞으로 아동학대가 되풀이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한편 정인이 사건은 2년 전 생후 16개월된 정인이를 양부모가 학대해 살인에 이르게 한 사건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총장이던 2021년 1월 서울남부지검으로부터 정인 양 사건 관련 보고를 받은 뒤 살인죄 적용을 검토할 것을 특별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첫 공판에서 재판부의 공소장 변경 허가를 받아 기존에는 없던 살인 혐의를 공소사실에 포함했다.
대법원은 올해 4월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양모 장모씨에 대해 징역 35년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양모 장 씨는 2020년 1월 정인 양을 폭행·학대하고 같은 해 10월 13일 복부에 강한 둔력을 가해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대법원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유기·방임) 등 혐의를 받았던 양부 안 모 씨에겐 징역 5년 형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