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 서울 강남지역에서 임대사업을 하는 김모(45) 씨. 그는 월 500만~800만원가량을 모바일게임에 쓴다. 큰돈이지만 김씨 수입에 비하면 ‘취미생활비’ 정도에 불과하다. 김씨는 “원래 게임을 좋아했고 사업이 잘되면서 일정 금액을 쓰고 있다”며 “건전한 취미생활이고 내 능력에서 쓰는데 무슨 문제냐”고 말했다.
전 세계가 불경기라지만 소수 게임 ‘큰손’들의 지출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 모바일게임 신작은 초기 한 달 매출이 620억원에 달했다. 모바일게임의 왕 ‘리니지M’는 출시 5년차에도 거의 매달 월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매달 수백만원을 쓰는 이용자들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제력을 갖춘 이용자들은 불황과 상관없이 많은 돈을 게임에 쓰고 있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조사기관 ‘센서타워’에 따르면, 넥슨 신작 ‘히트 2’의 누적 매출은 9월 말 기준 양대 마켓에서 4400만달러, 우리 돈 약 627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금액이 출시 37일 만임을 고려하면 평균 일매출 20억원가량을 벌어들인 셈이다.
지난 8월 말 출시된 ‘히트 2’는 넥슨의 대표 효자 IP ‘히트’의 후속작이다. 히트는 2015년 11월 출시돼 2019년 서비스 종료까지 2400억원이 넘는 누적 매출을 안겨다줬다. 히트 마니아들의 기대감이 쏠리며 ‘히트 2’는 출시 7일 만에 글로벌 모바일게임 중 수익성장 4위에 올랐다. 이 성장세라면 원작 누적 순매출을 조만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마니아들의 지출 규모는 상상초월 수준이다. 시장 매출 톱 5에 드는 모바일게임은 불황과 관계없이 매일 최소 수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일례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출시 5년차가 지났음에도 꾸준히 월매출 1위 자리에 있다. 월간활성사용자수 약 2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소위 ‘린저씨’로 불리는 헤비유저들의 역할이 크다. 과거 PC방 시절부터 리니지 게임을 즐겨온 중장년층 유저들은 매달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1000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정적인 경제력을 갖춘 세대인 만큼 불경기에도 큰 지출 감소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게임 매출은 코로나 시국을 제외해도 성장세다. 모바일 앱시장 분석업체 데이터에이아이(data.ai)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 모바일게임 지출금액은 215억달러(약 28조원)로 집계됐다. 코로나 유행 전인 2019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수치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던전앤파이터M’ ‘히트 2’ 등 흥행작 출시에 성공한 넥슨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 9월까지 1년간 누적 모바일게임 매출이 약 17배 이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