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탈모인들이 많아서 임상시험은 빨리 끝날 수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전 세계 탈모인들의 고민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이해신 카이스트(KAIST) 교수)
모낭이 없어도 머리카락을 마음껏 심을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탈모치료 솔루션이 개발돼 화제다. 기존 모발이식의 문제점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어, 획기적이란 평가다.
이를 개발한 사람이 바로 이해신 카이스트(KAIST) 화학과 석좌교수다. 이 교수는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상용화 할 것”이라며 “모발이 빠지지 않도록 성능을 개선 한후 식약청에 승인을 받아 임상실험에 들어가면, 2025년께는 탈모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실제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지난 2018년부터 다양한 약물치료 접착제 연구를 해왔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모낭이 없는 머리카락을 머리에 이식할 수 있는 접착제를 개발했다. 와인의 떫은맛을 내는 성분인 ‘타닌산’과 의료용 봉합사 재료를 조합해 만든 것.
먹거나 바르는 약물 탈모치료제는 치료효과도 적고 발기부전, 성욕감퇴 등의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한계에 봉착했다. 이 같은 약물 치료의 대안으로 최근 모발이식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모발이식은 식모기를 이용해 뒷머리에서 채취한 모낭을 탈모 부위에 삽입하는 수술법이다. 하지만 탈모 환자 수술 1회 당 2천~3천개의 모낭 삽입이 이뤄져 수술시간도 길고 이식받은 모발이 힘을 받지 못하고 대거 탈락하는 일이 반복돼 왔다.
그는 치과용 임플란트가 티타늄을 잇몸에 박으면 잇몸세포가 자라나면서 단단하게 생착하게 되는 원리에서 아이디어 얻었다고 한다.
이 교수는 “모발 이식을 받은 탈모환자들은 다시 머리가 빠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면서 “기존 모발이식과 달리 생체친화적이면서도 안전성을 갖춘 접착제로 머리카락을 이식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피부 자극이 적고 체내에서 잘 분해되는 소재 특성을 이용, 모발의 끝에 이 접착제를 발라 피부에 심는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사람 모발 15가닥 끝에 이 접착제를 발라 생쥐 피부에 이식했다. 이중 3가닥만 당겨도 생쥐의 몸 전체가 끌려올 정도로 접착력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사람과 지방조직이 유사한 돼지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모발 이식 후 한 달간 유지됐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현재는 1단계 수준으로 돼지를 대상으로 한 2단계 실험에서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모발이 빠지지 않도록 성능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성능개선 실험을 통해 오는 2024년 식약처의 승인을 받아 탈모환자 대상 임상시험 돌입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의료기기 임상이라서 유효성하고 안전성만 입증하면 되는데 국내 탈모인들이 많아서 임상시험은 비교적 빨리 끝날 수 있다”며 “여기서 효능만 입증되면 기존 모발이식기에 적용해 바로 상용화 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발을 자라게 할 수 있는 기술은 없지만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전 세계 탈모인들의 고민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