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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우영우’ 제작사, 어떻게 ‘게임 체인저’가 됐을까?
왼쪽부터 임현주 MBC 아나운서, 이상백 대표, 유인식 감독, 서정민 한겨레신문 팀장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는 국내외에서 높은 인기를 얻었다는 사실로 끝날 게 아니다.

영상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됐다는 의미를 새겨봐야 한다. ‘우영우’는 제작과 저작권 측면에서 의미 있는 모델을 만들면서 플랫폼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31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개최한 국제방송영상마켓(BroadCast WorldWide, BCWW) 행사 특별 세션에서 이상백 제작자와 유인식 감독을 초청해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우영우‘ 제작사인 에이스토리 이상백 대표와 유인식 감독은 이날 ‘글로벌 시장의 K-드라마 콘텐츠 영향력, 제작사의 지식재산권(IP) 확보를 통한 콘텐츠 비즈니스 성공 스토리를 들어보는 세션’에 함께 등장했다.

지금까지 드라마 외주제작사는 방송국과 OTT의 의뢰로 제작한 드라마의 IP를 가질 수 없었다. 간혹 부분 해외판권 등 일부 IP를 소유하는 경우가 있지만 핵심적인 IP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가져가버렸다. 방송국과 OTT의 차이점이라면 후자가 제작비를 좀 더 많이 준다는 것뿐이다.

이런 환경에서 이상백 대표는 ‘우영우‘의 국내외 방영권을 제외하고 기본 저작권과 리메이크, 2차 저작권, 파생부가사업 등 거의 모든 사업권을 에이스토리가 가져올 수 있게 했다. 저작권을 다 내주고 납품하는 방식으로는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것. 이쯤 되면 작품의 온전한 권리를 가져온 것이기 때문에 이상백 대표를 방송영상 생태계를 변화시킨 ‘파이오니어(개척자)’ 또는 ‘게임 체인저’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이상백 대표

이상백 대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을 제작했다. 당시는 드라마가 히트하고도 부가사업을 할 수 없었다. IP가 없었기 때문에 시즌2 제작과 리메이크, 뮤지컬 제작, 심지어 ‘갓’과 같은 굿즈도 판매할 수 없었다. 에이스토리는 ‘킹덤’의 게임 제작에 관련된 IP만 갖는 것으로 계약이 돼있다.

이 대표는 “‘킹덤’ 제작 이후 해외 진출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 제의를 먼저 했지만, 이를 뿌리치고 방영권을 팔기 위해 ENA라는 국내 채널을 접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방영권만 파는 계약이라 작은 채널로 가게됐지만, KT가 뒤에서 받쳐주는 방송국이라 우리가 제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IP는 저희 같은 작은 회사를 생존할 수 있게 한다. 일반 제작사는 외주제작을 하면 IP를 넘겨야 하므로 자산이 별로 없다”면서 “IP 없이 매번 조금의 수익으로 생존한다. ‘킹덤’때도 너무 안타까웠다. 모바일 게임도 곧 나온다. IP는 ‘캐시카우’가 돼 제작사가 성장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IP가 없다면 반복적인 외주 악순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걸 벗어나기 위해 ENA에 방영권을 주고 IP를 제작사가 갖는 것으로 계약했다”고 전했다.

이를 보면 이상백 대표가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IP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에이스토리가 ‘우영우’ IP를 소유한 덕분에 이상백 대표는 각종 파생상품을 개발, 수출할 수 있었다.

이상백 대표는 “‘우영우’는 웹툰으로 5개국에 수출했고, 미국에도 계약을 타진중이다. 뮤지컬로도 개발하고 있는데, 캐릭터만 살리고 3가지 버전의 다른 이야기로 선보일 예정이다. 대학로에 극장도 확보해뒀다”면서 “2~3개 극장을 더 확보해 해외팬에게 공개하면 그 근처가 ‘우영우 타운’이 돼 관광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은 상장사라 말하기가 곤란하지만, 이런 게 생존 기반이 되면 더 좋은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백 대표는 중소제작사들이 IP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은 혼자서 고생하며 시행착오를 거쳐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자금력 또는 자금동원력이 생겼지만, 다른 중소제작사들을 위해 조언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저희도 콘진원이 지원해주는 기술보증서 대출로 낮은 이자를 갚아나가면서 제작했다. 그렇게 지원해주는 금액이 온전한 제작비가 될 정도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IP 시대에는 플랫폼이 크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소제작기업이 탄탄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백 대표는 “한류가 뻗어나가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는 “한국은 내수가 작아, 아시아가 저희 시장이 돼버렸고 이제는 글로벌해졌다. 해외판권이 없으면 제작비 확보를 못하는 시대가 왔다”면서 “제작비 면에서도 우리가 일본을 뛰어넘어 지금은 아시아 최대다. 이제 미국시장을 겨냥해 그들 수준의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뛰어난 배우와 대본에 의해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으면, 비전은 충분히 있다. 한국에는 뛰어난 작가와 배우, 감독이 많은 만큼 이 기운을 유지해 향후에도 ‘우영우’ 같은 작품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우영우를 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2019년초 ‘킹덤’이 끝나고 미국에서 화제라길래 미국에서 봤다. 헐리우드 극장에서 관심을 보였다. 그 지인중 한 명이 ‘증인’을 보라고 해 봤다. 프로듀서에게 작가를 섭외해달라고 해 문지원 작가를 만나 의기투합했다. 초고가 나왔을때 유인식 감독에게 봐달라고 했더니, 작가를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감독과 작가도 의기투합했다. 그걸로 박은빈에게 캐스팅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상백 대표는 “‘우영우’의 높은 인기는 예상을 못했다. 나도 사춘기의 자녀가 있는데, TV를 안보더라. 갈수록 콘텐츠 공유가 힘들어진다. 하지만 ‘우영우’는 같이 보는데 지장이 없고 소재가 부모와 자녀가 논의할 수 있게 해준다. 그게 이 드라마의 의의라고 평가해주더라. 자폐와 법률적 스토리가 깊이가 있었다. 작가의 오랜 노력이 인정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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