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쏟아지는 물폭탄 속 쓰레기로 막힌 도로 배수관을 맨손으로 치워 '강남역 슈퍼맨'으로 불리게 된 시민의 딸로 추정되는 누리꾼이 후일담을 전했다.
지난 10일 소셜미디어(SNS)에선 "친구 SNS에서 목격한 강남역 슈퍼맨의 정체. 좋은 사람 곁엔 좋은 사람이 있는 법. 아버님도 너무 멋쟁이셨다"라는 글과 함께 한 누리꾼의 SNS 게시물을 캡처한 사진이 공개됐다.
캡처본 속 인스타그램은 '강남역 슈퍼맨'의 딸 계정으로 추정된다.
그는 배수로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공유한 뒤 "어제 새로 산 옷 입고 좋아하면서 출근하신 우리 아빠. 걱정돼 전화했는데 강남에 갇혔다고 하시더니, 어제 밤새도록 혼자 하고 오신 일을 유튜브로 알았다"며 "참고로 머드 축제 갔다 온 사람처럼 새로 산 옷은 더러워져 버려야 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9일 오전에는 SNS와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강남역 히어로', '강남역 슈퍼맨' 등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의 도로가 물에 잠긴 가운데 한 시민이 물과 쓰레기로 막힌 배수관을 맨손으로 정리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였다.
사진 속 남성은 바지를 무릎까지 걷은 후 허리를 숙인 채 배수관을 막고 있던 쓰레기를 걷어냈다. 이어 맨손으로 배수관을 들어올린 뒤 쓰레기를 하나씩 치웠다. 배수관을 막고 있던 쓰레기를 치워 물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한 조치였다.
사진을 처음 올린 누리꾼 A 씨는 "아저씨 한 분이 폭우로 침수된 강남역 한복판에서 배수관에 쌓여있는 쓰레기를 맨손으로 건져냈다"며 "덕분에 종아리까지 차올랐던 물도 금방 내려갔다. 슈퍼맨이 따로 없다"고 했다.
한편 지난 10일에는 비슷한 사례로 '동네 배수로 뚫어주신 아저씨'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누리꾼 B 씨는 의정부 용현동 내 한 도로가 흙탕물로 잠긴 모습의 사진을 올린 후 "물에 잠긴 도로가 500m가 넘는데 배수로가 막히니 30분 정도 만에 사람들의 무릎까지 물이 차올랐다"며 "어디선가 아저씨가 나와 쭈그리고 앉아 배수로에서 쓰레기를 마구 뽑았다. 그랬더니 어느 아주머니가 쓰레기를 버릴 수 있도록 종량제 봉투를 가져와 옆에서 도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