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최고령 MC 송해 향년 95세로 별세…국민 애도 물결
방송인 송해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현역 최고령 방송인 송해(송복희)가 별세했다. 향년 95세.

8일 방송가에 따르면, 국민MC인 송해는 이날 서울 강남구 도곡동 자택에서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1927년생인 고인은 1988년부터 34년간 KBS1 음악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맡아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3월부터는 야외가 아닌 스튜디오에서 임수민 아나운서와 비대면으로 녹화와 지난 방송 편집본을 함께 내보내는 ‘스페셜’ 방송을 내보냈다.

그러다 2년여 만에 야외 촬영을 재개해 지난 4일 전라남도 영광군 법성포에서 현장 녹화를 시작했지만 송해는 참가하지 못해 작곡가 이호섭과 임수민 아나운서가 대신 진행을 맡았고, 7일 경기 양주시 양주별산대놀이마당에서 진행된 ‘양주시’편 야외 촬영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송해 측은 “나이가 있다 보니 지방까지 장시간 이동이 부담스러워서 현장 녹화에는 참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고인과 ‘전국노래자랑’을 함께 진행해온 임수민 아나운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주에도 수화기 너머 목소리는 아픈 분 같지 않았는데…. 믿어지지 않습니다, 선생님. ‘전국~~~’을 외치는 선생님 음성이 귓가에 생생한데…. 금방이라도 ‘임수민 씨’ 하고 불러주실 것 같은데…”라면서 “영원한 국민 엠씨, 일요일의 남자 송해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1927년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송해는 1955년 창공악극단을 통해 데뷔했다. 해주예술학교를 다닌 고인은 1951년 한국전쟁 1·4후퇴 때 홀로 피란 내려와 오랜 시간 대중과 같이 호흡하는 방송인의 길을 걸었다.

국내 최장수 TV 가요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의 MC로 활약해온 고인의 업적은 지난 4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최고 기록임을 확인하여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됐다.

등재된 부문명은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Oldest TV music talent show host)’이며, KBS와 송해가 기네스에 기록 도전 신청과 함께 관련자료를 제출하고, 기네스의 전문 심사위원단이 검토, 보완 요청 등을 거치는 등 면밀하게 심사한 후에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가 최종 확정됐다.

당시 송해는 “긴 세월 전국노래자랑을 아껴주신 대한민국 시청자들의 덕분”이라고 등재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고인은 어딜 가도 ‘오빠’로 불렸다. 다섯 살 먹은 아이부터 할머니도 송해를 ‘오빠’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또 고인은 서민적인 이미지의 ‘영원한 현역’이었다. 재래시장이나 전통장터와 특히 잘 어울린다. ‘전국노래자랑’ 녹화 전날이면 그 지역에 미리 내려가 시장에 가서 해장국도 먹고 목욕탕에 가서 지역민과 대화도 나눴다. 남녀노소 누구와도 소통을 이뤄내는 송해의 별세를 대한민국 국민이 애도하고 있다.

유족으로는 두 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