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 '기자회견 하기로 했다' 이야기”

[유튜브 채널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계곡 살인' 피의자로 지목되는 이은해(31) 씨가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계획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지난달 29일 같은 이름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은해의 자수 플랜(계획)은 뭐였을까? 가평계곡 살인사건 취재 비하인드 공개'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선 '그것이 알고 싶다' 1301회 '그녀의 마지막 시나리오, 이은해·조현수, 775일간의 추적' 편을 담당한 문치영 PD가 출연해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놨다.

문 PD는 "이 씨에게 '자수 플랜'이 있다는 말을 듣고 저희도 너무 놀랐다"며 "이 씨가 주변 사람들에게 '내일 6시에 자수할테니 그때까지만 말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당시 도주하는 상황에도 경찰의 수사 상황을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씨가 지인에게 "특정 날짜 6시에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 "기자들을 불러놓고 입장을 피력한 뒤 바로 경찰에 자수하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왜 6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은해는 자수하려고 한 그 순간에도 무언가 계획을 세웠던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이 씨의 행동이 자수냐, 검거냐고 보면 사실 자수는 본인의 혐의를 인정하고 수사기관에 오는 게 자수라서 (이 씨는)절대 자수일 수 없다"며 "당시 이 씨의 자수란 용어는 감형을 위해 말장난을 한 것으로 보인다.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종의 언론플레이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숨진 고(故) 윤 씨가 이은해와 다른 남자의 만남을 아예 모르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윤 씨와 이 씨는 2011~2012년에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윤 씨와 연애하는 도중에도 많은 남자를 만났다"고 했다.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왼쪽)·조현수(30) 씨가 지난달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문 PD는 "저희가 이름을 확인한 것만 6명이다. 이들 중 (이 씨와)동거한 남자도 있다"며 "사실 이 부분에 대해 윤 씨가 생전에 알고 있었는지, 몰랐는지 등은 아직 파악이 안 됐다"고 했다.

그는 "다만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윤 씨가 친한 친구와 통화한 내용 중 '아내가 의심된다, 수상하다'는 이런 이야기가 (녹음돼)있다"며 "저는 윤 씨가 가스라이팅을 당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윤 씨는 당시 자신의 상황이 잘못됐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

또 "가스라이팅은 세뇌를 당해 (내 행동이)잘못됐다는 걸 모르고 행동하는 것"이라며 "전문가들과 이야기도 많이 해본 결과, 윤 씨는 스스로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벗어날 수 없어 몇 배는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씨와 내연남 조현수(30) 씨는 2019년 9월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하지 못하는 남편 윤 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한 후 그의 구조 요청을 묵살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14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도피생활을 한 둘은 지난 달 19일에 구속돼 현재 검찰 조사를 받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