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점점 커질 텐데 빨리 적응하는 게 낫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vs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P2E(Play to Earn) 게임’ 퇴출 논란이 국내 게임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가운데 여야 대선후보도 뚜렷한 입장차를 보여 게임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P2E 게임은 게임 이용자가 게임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모델이다. 블록체인과 NFT(대체불가토큰) 기반의 게임으로, 게임을 하면서 얻은 유료 아이템과 가상자산을 팔아 현금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미 P2E 게임의 유행을 경험한 해외에서는 P2E 게임이 생계수단이 될 수 있다는 표현까지 하고 있다.
국내 다수의 게임사도 P2E 게임사업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상용화가 막혀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사행성’을 이유로 블록체인이나 NFT 기반 게임의 등급 분류를 거부하거나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달 20일 게임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에 출연해 P2E를 “네거티브하게 볼 필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후보는 “P2E가 곧 사라질 거라면 억제하는 게 맞지만 점점 커질 게 분명한데 빨리 적응하고 활용하는 게 낫다”며 “존재하는 현실이기 때문에 없다고 부정할 필요 없다. 세계적인 흐름에 끌려갈 것이 아니라 앞서가야 한다”고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게임매체 인벤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 후보와 입장차를 보였다.
윤 후보는 “국민여론에서 사행성 논란이 있다면 건전한 놀이문화가 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국민 대다수가 이해한다면 P2E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에서 최소한의 고려를 해볼 수는 있겠지만 환전성이 가능한 게임에 대해선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P2E 게임의 허용 여부를 두고 충돌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의 3대 대형 게임사 중 하나인 스퀘어에닉스가 새해부터 P2E 게임 진출을 선언해 국내 게임업계는 더욱 애가 타는 상황이다. 요스케 마츠다 스퀘어에닉스 CEO는 2022년 신년사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의 P2E 게임이 주요 전략 테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등으로 오랜 기간 다수의 이용자를 확보한 스퀘어에닉스는 지난 2020년 연간 3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게임명가로 꼽힌다.
이 같은 글로벌 추세를 반영해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P2E 게임을 미래 먹거리로 적극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P2E가 결합되면 기존 유저(진성) 외 신규 유저 확보, 유저의 플레이시간 확대가 가능하다”며 “최근 게임시장은 코로나19 변수를 제외하면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는데 P2E가 신규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