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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ATM 급해” 실랑이 벌인 베테랑 경찰…보이스피싱범 잡았다
현금인출기를 유심히 지켜보는 정찬오 경감. [부산 연제경찰서 제공]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접종하러 가던 경찰관이 현금인출기 위에 지폐를 쌓아두고 입금하던 보이스피싱범을 기지를 발휘해 붙잡았다.

17일 부산 연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2시28분께 부스터샷을 맞으러 가던 연제경찰서 소속 정찬오 경감은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한 은행 현금인출기 앞을 지나가는데 한 남성이 5만원권 지폐를 쌓아두고 입금하고 있었다.

정 경감은 주머니에서도 현금을 꺼내 입금하는 모습을 보고 보이스피싱범임을 직감했다.

그는 먼저 112에 신고한 뒤 시간을 끌어야겠다는 생각에 현금인출기 문을 두드렸다.

정 경감은 “내가 급하게 돈을 찾아야 하는데 이렇게 많은 돈을 입금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따져 묻자 남성은 당황하며 입금을 멈추고 말다툼을 벌였다.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인근 지구대와 경찰서에서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보이스피싱 전달책 A(20대)씨를 붙잡았다.

수사 결과 A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은 피해자에게 가로챈 2400만원 가운데 200만원을 현금인출기로 송금한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한 베테랑 경찰의 매의 눈으로 보이스피싱범을 붙잡고 피해자의 소중한 돈도 돌려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경감은 경찰 생활 35년 중 26년을 수사부서에서 근무하고 정년을 1년 앞둔 노장이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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