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부하 직원들과 은밀한 관계를 가졌다가 쫓겨난 맥도날드의 전직 최고경영자(CEO)가 1000억원이 넘는 퇴직금을 회사에 돌려줬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BC방송 등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스티브 이스터브룩 전 CEO와 1억500만 달러(약 1244억원)의 퇴직금 반환에 합의했다.
이스터브룩 전 CEO가 현금과 주식 등 퇴직금을 돌려주고 사과 성명을 발표하는 대신 회사 측은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사내 규정을 어기고 한 부하 직원과 합의하에 관계를 가졌다가 2019년 해고된 이스터브룩 전 CEO는 재임 시절 다른 부하 직원들과도 부적절한 성관계를 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도마 위에 올랐다.
맥도날드가 지난해 8월 델라웨어주 법원에 낸 퇴직금 반환 소장에 따르면 그는 2018년께 부하 직원 3명과 성적 관계를 맺고 이메일로 수십 건의 누드 사진과 영상 등을 주고받았다. 특히 이들 중 1명에게는 수십만 달러 상당의 맥도날드 주식도 넘겨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부하 직원과의 성적 관계를 금지한 회사 규정을 위반한 것이자 앞서 2019년 회사 측의 조사 과정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증거라고 NYT는 전했다.
이스터브룩은 2019년 조사에서 부하 직원과 육체적인 관계를 맺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맥도날드는 그가 회사 규정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사측에 거짓말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퇴직금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날 합의 후 이스터브룩 전 CEO는 성명을 내고 “재임 기간 때때로 맥도날드의 가치를 유지하고 회사 리더로서의 책임을 완수하지 못했다”며 “옛 동료 직원들과 이사회, 맥도날드 프랜차이즈에 사과한다”고 말했다.
맥도날드 이사회의 엔리케 에르난데스 주니어 의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를 통해 이스터브룩에게 그의 명백한 비행과 거짓말, CEO 직위를 악용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