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손발이 덜덜 떨린다” “코인이 한없이 내려가는데 좀 살려 달라”.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이른바 ‘잡코인’의 끝없는 추락이 투자자들을 울리고 있다. 이번 하락장은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등이 거시경제에 영향을 끼치며 그동안 ‘거품’이 일었던 잡코인 가격이 쉽게 반등하지 않을 거라는 불안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막대한 수익을 노리고 ‘잡코인’에 투자하는 행위는 투기적 성격이 강한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6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보다도 1.9% 하락한 6070만원(오후 3시30분 기준) 전후에서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최고 8270만원까지 거래됐었다. 시가총액 2위로 600만원 가까이 치솟았던 이더리움 역시 51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번 하락장은 ‘악몽의 토요일’이라 불리는 지난 4일 시작됐다. 미국 투자가 워런 버핏의 오른팔로 불리는 찰리 멍거 부회장이 “현재 (가상자산)버블이 과거 IT버블보다 심각하다”고 경고하면서 비트코인은 한나절 만에 25.4% 폭락했다. 다른 알트코인도 반나절 만에 20% 이상씩 가격이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장의 원인으로 멍거 부회장의 발언 외에도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불확실성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및 조기 테이퍼링 등을 꼽는다.
차익실현을 목표로 초저가 ‘잡코인’을 매수한 투자자들의 ‘곡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는 1000원도 되지 않는 코인이 50여개에 이르며, 이 중에서도 가격은 2원부터 1000원까지 다양하다. 가상자산시장이 타격을 받으면 이런 ‘초저가’ 알트코인을 대규모로 가지고 있던 이들이 위험 회피 등을 위해 물량을 매도하게 돼 더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투자자들은 손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흘 전 가격이 7원에 불과한 코인에 500만원을 넣는 등 총 3000만원을 투자했다는 투자자 A씨는 “2000만원이 당장 필요한데 3일 만에 투자금이 1500만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며 “현실 조언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투자자 B씨는 1300만원이 넘는 물량의 코인을 매수하고 하루 만에 26%가 넘는 손실이 났다며 “살려 달라”고 했다.
투자자 사이에선 2~3년마다 있었던 가상자산 폭등 ‘시즌’이 끝난 거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수많은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코인) 중에서도 ‘옥석’만이 살아남는 베어마켓(하락장)이 시작됐다는 뜻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테크데브(TechDev)’라는 분석가는 2013년과 2017년에 이어 올해 말 유사한 폭락장이 올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