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 측, 대한체육회-빙상연맹에 공문 발송
“고의충돌 사실이라면 승부조작 넘어 범죄행위”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심석희와 국가대표팀 코치 간 모의 의혹이 있는 충돌사고(일명 '브래드버리'만들기)에 대한 고의성 여부를 철저히 밝혀주십시오.”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이 심석희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고의 충돌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줄 것을 대한체육회와 대한빙상경기연맹에 공식 요청했다.
최민정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대한체육회와 대한빙상경기연맹에 공문을 보내 심석희와 당시 국가대표팀 코치 C씨의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고의충돌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 및 진위여부 확인과 이에 대한 향후 대처방안을 요구했다고 12일 밝혔다. 아울러 최민정에 대한 보호도 함께 요청했다.
올댓스포츠는 최근 언론에 공개된 2018 평창올림픽 당시 심석희와 C코치의 대화 내용 및 실제 경기에서 일어난 행위를 엄중한 사항이라고 판단, 빙상연맹 뿐만 아니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국가대표팀 관리 및 운영 총괄의 책임이 있는 대한체육회에 11일 공문을 발송했다.
올댓스포츠의 구동회 대표는 “당시 최민정은 팀동료와의 충돌로 인해 획득이 유력했던 금메달을 놓쳤을 뿐만 아니라, 그 충돌로 인해 무릎인대를 다쳐 보호대를 착용하고 절뚝거리며 걸을 정도로 심한 부상을 입었다”며 “메신저 대화에서 1000m 경기를 앞두고 지속적으로 심석희와 C코치가 “브래드버리 만들자”라는 얘기를 반복했으며, 실제로 1000m 경기에서 둘 사이에서 오간 대화와 똑같은 상황이 현실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처럼 심석희와 C코치가 최민정을 고의적으로 넘어뜨려 '브래드버리'를 했다면 이는 승부조작을 넘어 최민정에게 위해를 가한 범죄행위라고 볼 수 있다. 대한체육회와 빙상연맹의 이에 대한 진상파악 및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또 “우리나라에서 열린 평창올림픽에서 국가대표팀 동료의 경쟁자인 중국선수를 응원했다면, 내년 2월 중국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어떤 생각과 행동, 어떤 매국행위를 할지 심히 우려된다”고도 덧붙였다.
올댓스포츠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비해 훈련에 매진하는 최민정이 이번 일로 인한 충격으로 향후 심석희와 함께 훈련하거나 대회에 출전하는 상황에서 평창올림픽 때와 똑같은 상황이 재발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정신적으로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8일 연예매체 디스패치가 공개한 심석희와 C코치의 메신저 대화에는 평창올림픽 당시 심석희가 동료선수인 최민정과 김아랑 등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최민정에 대해서는 "여자 브래드버리 만들어야지"와 같은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브래드버리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호주의 쇼트트랙 선수다. 결승 당시 그는 하위권에 처져 있었지만, 앞서 달리던 안현수와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 등 4명이 한데 엉켜 넘어지면서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에따라 2018년 2월 22일 열린 1000m 결승에서 일어난 심석희와 최민정의 충돌사고가 '고의 충돌'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대해 심석희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동료선수들을 비하한 데 대해 사죄하면서도 고의충돌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심석희는 "기사에서 브래드버리를 언급하며 올림픽 경기 때 의도적으로 넘어진 것처럼 서술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올림픽 결승에서 일부러 넘어진다거나 이 과정에서 다른 선수를 넘어뜨려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실제로도 그런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와 최민정은 모두 아웃코스를 통해 상대를 추월하고 막판 스퍼트를 내는 방식을 주특기로 사용한다. 해당 경기에서도 각자의 특기를 활용하였고, 그 과정에서 충돌이 생겨 넘어진 것은 두 선수 모두에게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의로 최민정을 넘어뜨리지 않았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조사를 통해 충분히 밝혀질 수 있는 분명한 사실이다. 추후 진상조사 등이 이뤄져 많은 분의 오해가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