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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트 경선’ 준비하는 민주당…유시민 ‘원팀 소방수’로 등판? [정치쫌!]
송영길, 경선 코앞 ‘민주당 원팀’ 재차 강조
유시민, 이재명 지지?… 안민석 ‘기대’에 그칠 수도
2012년, 안철수 경선 후유증 극복 못해 대선 패배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당 차원 ‘포스트 경선’ 준비에 돌입했다. 경선 1차 결과발표가 아직 나지 않았으나 결선이 있든 없든 경선 후유증으로 인해 후보를 중심으로 당이나 지지층에 균열이 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 당 지도부의 생각이다. 표면적으로는 각 후보들 역시 ‘원팀’을 약속한 상황이고, 정권 재창출에 대한 지지층의 열망이 강한만큼 당장 분열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당의 경선 후유증 ‘봉합 소방수’로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지사 지지를 선언할지 여부도 관심 대목이다.

▶송영길 “민주당 원팀”= 오는 10일 경선 1차 결과 발표를 앞둔 마지막 최고위원회 회의(8일)에서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전국 경선이 이번주 마무리 된다. 그 결과 1차 투표 결과가 10월10일 결정된다”며 “지금까지 참여한 국민 여러분과 당원동지들께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저희 당 지도부는 특정 후보가 아니라 우리 민주당 원팀으로 반드시 민주정부 4기 창출해야 한다는 역사적 사명을 갖고 원팀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신을 공유했던 동지이자 형제들이다. 대선 후보 4분 모두 민주화 운동 시절부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와 함께 역사 만든 동지적 관계와 같은 분들이다. 어떠한 결과가 나와도 승복하고 원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가 다시한번 ‘원팀’ 강조에 나선 이유는 최근 이재명 지사 측과 이낙연 전 대표측의 공방이 선을 넘나들만큼 거세게 오고간 것과 무관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낙연 캠프 설훈 선대위원장은 이 지사를 향해 ‘구속’, ‘배임’, ‘절체절명’의 단어들을 사용하며 이 지사가 후보로 확정되더라도 유고 사태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설 위원장은 ‘결정적 제보’란 단어도 언급했다.

이 지사 측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재명 캠프 민형배 의원은 설 의원의 ‘결정적 제보' 발언을 언급하며 “까시든가, 멈추시든가 결정하라. 공개하지 못하면 없는 것이다.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의 김종민 의원이 8일 설 위원장의 발언은 ‘가정에 근거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으나, 지지자들 사이이선 이미 “국민의힘 후보를 찍겠다”는 주장들이 늘고 있다. 당 지도부가 경선 결과 발표를 코앞에 두고 다시한번 ‘원팀’을 강조한 것은 지지층 이반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감 탓이다.

민주당은 오는 10일 경선 이후 당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 본격적인 본선 전략으로 국민의힘 공격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선 ‘대장동 의혹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당 차원의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윤 전 총장 등 야당 후보에 대한 검증도 당이 직접 나서서 준비한다는 복안도 검토 중이다.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지사에 대해 ‘전광석화’같은 일처리를 한다며 장점을 높게 평가했다.

▶유시민 ‘등판?’= 유 작가를 이번 대선 과정에서 처음으로 호출한 인사는 이재명 캠프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의원이다. 안 의원은 8일 ‘후보 확정시 경선 이후 원팀 분위기를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하는 질문에 “유시민 작가를 포함한 지지자들의 신망을 받는 셀럽들이 나서서 이재명 후보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지지자들에 지지와 호소를 적극 독려해줄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평소 유 작가를 ‘선배’로 호칭할 정도의 친분을 맺고 있으며, 지난 2018년에는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안 의원이 직접 만든 도시락을 유 작가에게 건네면서 섭섭한 감정을 해소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당시 ‘최순실 책 서평을 유시민 작가에게 부탁했으나 거절 당했다’며 유 작가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내비친 바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유 작가가 이 지사를 지지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는 유 작가가 노무현재단 이사장직을 더이상 맡지 않기로 하면서다. 유 작가는 지난 4일 진행된 10·4 남북정상선언 14주년 특별방송에서 “오늘이 이사장직으로 참석하는 마지막 공식 행사”라고 말했다. 재단 이사장직은 연임이 가능하나 유 작가 스스로 더이상 맡지 않기로 하면서 대선판에서 특정 역할을 맡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유 작가가 과거에 이 지사에 대해 언급한 말들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유 작가는 지난해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59회)에 출연 이 지사에 대해 “코로나19 과정에서 신속하고 전광석화 같은 일처리, 단호함으로 매력을 샀다. 앞으로 상당한 지지율 기반을 구축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유 작가는 “이재명 지사를 언급할 때 인품이 훌륭하다든가 덕이나 품격 등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없다. 지지자들도 ‘이재명이 일 잘해’, ‘뭔가 바꾸려면 저렇게 해야 돼’라고 말한다”며 “고리타분하게 이론을 내서 ‘국가가 개입해도 되냐’, ‘시장에 맡겨야지’ 이런 얘기 안 통한다. 법적으로 권한을 판단해보고 누가 행정소송을 제기하더라도 다툴 만하다 싶으면 밀어붙인다. 정부를 운영하는 사람한테 굉장히 필요한 자질이자 특성”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유 작가는 ‘안민석 의원이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지사 지지 선언을 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한 사실 관계 여부를 묻는 헤럴드경제 질문에 별다른 답문 메시지를 해오지 않았다.

2012년 대선 후보직을 사퇴 선언을 한 안철수 당시 후보가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2년 재연은 안돼”= 민주당 지도부가 ‘원팀’ 구성에 사력을 다하는 이유는 결국 대선 승리 가능성, 정권 재창출의 당위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자주 언급되는 것이 경선 후유증 극복에 실패해 대통령 선거 본선에서 패했던 2012년 대선에 대한 기억이 다시 회자된다.

2012년 대선에서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당 밖에 있던 유력 대선 후보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최종 룰 확정에 실패했다. 당시 안 후보는 대선 한달 가량을 앞둔 시점에서 돌연 ‘후보직 철회’를 선언했고, 안 후보를 지지했던 인사들은 눈물을 삼켰다. 대선 당일(12월 19일) 안 후보는 일찌감치 투표를 마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떠났고, 결국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후보에게 2% 가량의 득표율 차로 낙선했다.

당시 선거 결과를 두고 민주당 안팎에선 ‘안철수의 배신’이라는 말이 회자됐다. 추운 겨울 문 후보가 안 후보 집앞에서 기다렸으나 결국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거나, 안 후보가 ‘박근혜 찍고 미국으로 날았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결과를 놓고 보면 양측이 수긍키 어려운 경선 과정이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경선 룰 합의가 불발되면서 안 후보가 일방적으로 대선 후보직을 양보한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에 결국 대선 본선에서도 패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2022년 대선에 경선 불복은 없다. ‘원팀 선언’도 후보들 동의 하에 했다. 하나의 당이 되기 위한 경선 후유증 극복에 당 전체가 동원돼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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