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아들인 래퍼 장용준(21·활동명 노엘)이 집행유예 기간 중 무면허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후 음주 측정을 요구한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된 데 대해 “아들 문제에 대해 국회의원으로서 어떤 영향력도 결코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 의원은 26일 연합뉴스를 통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장용준의 거듭된 범법 행위가 아버지의 권력 때문이라며 장 의원의 국회의원직을 박탈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1인 시위까지 진행되자, 논란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아들은 성인으로서 자신의 잘못에 대해 어떤 처벌도 달게 받아야 할 것”이라면서 “사법 당국에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며 "제 아들의 잘못에 대해 어떤 고려도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해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앞서 장용준은 지난 18일 오후 10시30분쯤 무면허 상태로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벤츠 차량을 몰다가 다른 차와 접촉사고를 냈다. 2019년 음주운전 사고 이후 집행유예 기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장씨의 음주를 의심하고 음주 측정과 신원 확인을 요구했으나, 장씨는 불응하며 경찰관을 밀치고 머리를 들이받은 혐의(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불응 및 무면허운전·공무집행방해)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장씨는 사고 이후 SNS를 통해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 제가 받아야 하는 죗값은 모두 달게 받고 조금 더 성숙한 사회 구성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장용준이 무면허운전, 음주운전, 운전자 바꿔치기, 폭행, 공무집행방해 등 범죄 행위를 저지를 수 있었던 자신감은 그의 국회의원 아버지 장제원이 존재했기 때문”이라며 장 의원의 의원직을 박탈하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장씨가 2019년 음주운전, 운전자 바꿔치기 등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데 대해 “국회의원 아버지가 없었다면 그런 선고가 내려질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든다”며 “음주운전이라는 살인행위를 하고도 반성하지 않는 장용준의 자신감이 장제원 국회의원직의 권력에서 기인됐다면 그 권력은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난 25일엔 한 대학생 단체가 장씨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며 동시다발 1인 시위를 벌였다.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은 이날 서울 서초경찰서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장제원 아들 장용준을 구속 수사하라”, “장제원은 국회의원직을 당장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어처구니없게도 서초경찰서는 나중에 다시 부르겠다며 간단한 조사만 한 뒤 노엘을 즉각 풀어주고 말았다”며 “이것이야말로 불공정한 부모 찬스”라고 외쳤다.
한편 장씨는 2019년 9월 음주운전, 운전자 바꿔치기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6월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지난 4월 부산에서 행인을 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나 피해자와 합의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