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30대 가장이 2주 만에 아내와 어린 두 자녀를 남겨두고 숨졌다며 정부에 책임을 묻는 국민청원이 제기됐다.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화이자 1차 접종 후 하루아침에 제 남편과 두 아이의 아빠를 잃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숨진 남성의 아내라고 밝힌 청원인은 “남편은 평상시 기저질환도 없었고 비흡연자이며, 오히려 지극히 건강했다”며 “그런데 화이자 백신 접종 다음 날부터 극심한 가슴통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하더니 9일 뒤 의식불명상태가 됐고, 13일 뒤 사망했다”고 밝혔다.
청원인 주장에 따르면 남편 A씨는 지난달 30일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한 뒤 이튿날부터 가슴통증과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하다가 접종 사흘째인 이달 1일 상세불명의 폐렴 및 폐부종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다. A씨는 호흡곤란과 가슴통증이 지속되면서 상태가 악화돼 지난 7일 한 대학병원의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생사의 고비를 넘기던 A씨는 에크모 장치(환자의 심폐 기능이 정상적이지 않은 경우 사용)와 투석기 등 각종 기계에 의존해 생명을 연명하다,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폐혈증이 진행돼 결국 지난 12일 ‘심인성 쇼크사’로 세상을 떠났다.
청원인은 “심인성 쇼크사는 연로하신 분들이 모든 기관의 기능들이 멈춰 더 이상 연명하실 수 없을 때 돌아가시는 죽음의 형태로, 젊은 사람이 위와 같은 이유로 급격히 사망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며 “결과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후 급격하게 심장의 무리가 와서 남편이 사망에 이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질병관리본부는 두 달을 기다려야 나오는 부검 결과를 가지고 남편의 죽음이 화이자 백신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밝히겠다고 했으나, 현재까지 백신과의 인과성이 인정된 경우는 너무나 적다”며 “남편은 ‘안전하다’는 국가 말을 믿고 백신 접종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나, 저희 가족의 결과는 참담하다. 정부는 어떻게 책임져 줄 것이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8살, 이제 겨우 세 돌 지난 어린 아이들은 ‘아빠가 왜 이렇게 차갑냐’며, ‘아빠는 언제 나아서 같이 놀러갈수 있는 거냐’고 묻는다”면서 “하루 아침에 가장을 잃고, 전업주부인 제가 혼자 아이들을 키우면서 어떻게 밥벌이를 해야 할지 너무 걱정”이라고 했다.
청원인은 “저희 가족이 겪은 이 일은 누구에게나 어떤 가정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참담한 일”이라며 “향후 이런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부디 접종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관한 정확한 대책과 구체적인 매뉴얼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2월 26일 이후 신고된 이상반응 의심 신고는 25일 0시 기준 25만7685건으로, 누적 접종 건수(5932만2285건)의 0.43% 수준이다. 누적 사망 신고 사례는 총 671명으로, 백신 종류별로 보면 화이자 350명, 아스트라제네카 292명, 모더나 18명, 얀센 11명이다. 다른 증상으로 먼저 신고됐다가 상태가 중증으로 악화해 사망한 경우(283명)까지 포함하면 사망자는 총 954명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