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재재. [SBS 웹예능 ‘문명특급’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SBS 웹예능 ‘문명특급’의 PD 겸 진행자 재재가 자신의 ‘남성혐오 손가락’ 논란과 관련해 뒤늦게 힘들었던 심경을 밝혔다.

30일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에 ‘혹시 안산 선수의 문특 출연을 기다리고 계셨나요? 저희돕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는 재재를 포함한 ‘문명특급’ 제작진이 프로그램 관련 시청자 의견을 검토하며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문명특급 연출을 맡은 홍민지 PD는 이 자리에서 “백상예술대상 이후 온갖 이슈들로 재재가 인간 말종이 되는 걸 봤다”며 “사실 우리는 아무것도 없지 않았나. 그런데도 ‘이렇게 비쳐질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내가 리얼 다큐 같은 걸 극도로 안 찍기 시작한 것 같다”고 당시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재재는 “정말 온갖 욕을 다 먹었다”면서 “당시 굉장히 우울했는데 금방 잊게 됐다, 생각도 안 난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우리가 여기서 프로그램을 접을 거 아니면 굳이 조심스러워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뉴미디어 업계는 금방이다”라며 “아빠가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가랬다. 가야 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커질수록 모든 사람이 우릴 다 좋아해줄 순 없다”며 “이건 인정하고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야한다. 시행착오들을 겪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남혐 손가락 논란으로 PPL(간접광고)이 끊기면서 문명특급 팀이 힘들어졌던 당시 상황이 언급되자 재재는 “나도 다 기억한다. 묘비명에 새길 것”이라며 괜스레 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57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재재가 초콜릿을 집어 먹는 손모양으로 남혐 논란을 빚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재재는 앞서 지난 5월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손으로 초콜릿을 집어 먹는 퍼포먼스를 벌이다 남혐 논란에 휩싸였다. 초콜릿을 쥔 손가락 모양이 한국 남성의 성기를 비하하는 의미라는 지적이었다.

제작진은 “행사 전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준비한 퍼포먼스였고 특정 손동작이나 모양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재재의 공중파 출연을 금지해달라는 국민청원까지 올라오는 등 공격은 계속됐다.

문명특급 측은 이날 방송에서 “콘텐츠 제작을 위해 초콜릿을 집어 먹는 자연스러운 행동이 특정 논란의 대상이 되는 손가락 모양과 비슷하다는 논란으로까지 번진 데 대해 재재를 비롯한 문명특급 제작팀 모두 크게 당황하고 있다”며 “특정한 손동작이나 모양과는 분명히 다를 뿐 아니라, 전혀 관련이 없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