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도 반했다” 여심 저격 ‘동대문 오뚝이’ 성공 비결은
서정민(40) 브랜디 대표[브랜디 제공]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두 차례 창업 실패 후 동대문 패션 주목…네이버로부터 300억 투자”

동대문 패션에 주목해 네이버로부터 300억 투자를 받은 인물이 스타트업계의 주목받고 있다. 바로 패션플랫폼 ‘브랜디’ 서정민(40) 대표다.

서 대표는 패션 ‘성지’ 동대문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을 통해 세계화를 목표로 한다. 동대문 도소매 소상공인의 해외 판로를 개척하겠다는 것. 동대문 중소상공인(SME)의 해외 진출을 돕고자 나선 네이버와도 통했다. 지난해 브랜디에 100억원을 투자한 네이버는 최근 200억을 추가 투자해 함께 동대문 패션의 연내 일본 진출을 겨냥한다.

서 대표는 대학시절부터 줄곧 창업의 길만 걸었다. 두 차례 창업에 실패했지만 다시 도전, 2014년 브랜디를 출시했다. 브랜디는 지난해 매출 858억원, 연간 거래액 3000억원을 기록했다. 내년 거래액 1조원을 목표로 한다.

두 차례 창업 실패…브랜디 출시 후 누적 거래액 8200억

“네이버도 반했다” 여심 저격 ‘동대문 오뚝이’ 성공 비결은
서정민 브랜디 대표[브랜디 제공]

서정민 대표는 두 차례 창업에서 고배를 마신 뒤 패션을 아이템으로 선정, 2014년 브랜디를 설립했다.

서 대표는 대학 시절부터 줄곧 창업가를 꿈꿨다. 2003년 군복무 당시 창업을 결심, 전역 후 동아리에서 본격 사업을 구상했다. 대학교 3년 당시, 친구 2명과 함께 ‘핑크캡’이라는 여성 안전 택시 사업을 준비했다. 서 대표는 당시 365일 중 350일 가량을 사업에 매진했지만 정작 서울시로부터 인허가를 받지 못해 허무한 실패를 겪었다.

이후 디자인을 팔고 사는 오픈마켓 ‘바이미닷컴’을 2008년 선보인다. 디자이너가 제작한 디자인과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형식이다. 소비자가 디자인은 물론 디자인을 적용할 상품을 선택해 자신만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창업 1년 만에 2000명의 디자이너를 모으는 등 사업을 키웠으나 결국 적은 수요로 2012년 서비스를 중단한다.

두 차례 사업 실패에도 불구, ‘힘든 만큼 성숙한다’는 좌우명을 토대로 다음 사업 아이템을 구상한다. 서 대표는 바이미닷컴 운영 시절 고용노동부 주최 진로박람회서 ‘청년CEO를 꿈꿔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칠 정도로 창업 밖으로 눈을 돌리지 않았다.

바이미 시절부터 약 8년 동안 도전했던 이커머스 영역을 토대로 소비자와 판매자를 연결해 줄 수 있는 아이템을 고민하다 2014년 여성패션 거래 서비스 '브랜디'를 만든다. 2018년 브랜디의 남성 버전 ‘하이버’를 출시 올해는 육아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육아앱 ‘마미’를 선보였다.

브랜디는 현재 누적 2만 곳의 패션 사업자가 입점해 있는 동대문 대표 패션 쇼핑 플랫폼이다. 2016년 앱을 출시한 후 총 다운로드 수는 1300만 건, 매달 500만명(▷iOS 50% ▷안드로이드 25%▷홈페이지 20%)이 앱을 사용한다.

2016년 브랜디 앱을 내놓은 후 지난 7월까지 브랜디를 통한 누적 거래액은 8200억원(하이버 거래금액 포함)에 달한다. ▷2017년 100억 ▷2018년 1000억 ▷2019년 3000억 ▷2020년 6000억으로 매해 폭발적으로 성장한 덕분이다.

특히 지난해 거래액은 3000억원으로 2019년(1576억원)보다 2배 가까 늘어났다. 브랜디는 내년 목표를 1조원으로 잡고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브랜디는 매출액 858억원, 당기순손실 194억원을 기록했다.

동대문에서 찾은 경쟁력…패션 서비스지만 직원 '3분의1'은 개발자

“네이버도 반했다” 여심 저격 ‘동대문 오뚝이’ 성공 비결은
이윤숙(왼쪽) 네이버 포레스트 CIC 대표와 서정민 브랜디 대표가 동대문 디지털 혁신을 위한 플랫폼-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브랜디 제공]

브랜디는 이용자 취향에 맞는 개인 맞춤형 쇼핑과 하루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8년 브랜디가 동대문 패션 판매자의 물류, 배송, 고객대응(CS) 전반 등을 대행해 주는 동대문 풀필먼트(fulfillment) 서비스 ‘헬피’를 시작한 덕분이다. 고객들의 데이터를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거쳐 수요 예측의 정확성을 높였다.

이는 브랜디는 물론 하이버와 마미에도 적용된다. 서 대표는 “브랜디는 일찍이 IT인재 영입과 기술 발전에 대대적 투자를 지속했다”며 “현재 브랜디 전체 인력 350여명 중 개발인력은 전체 1/3 수준인 130여명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패션플랫폼은 브랜디와 더불어 지그재그, 에이블리와 3파전이다. 일찍이 동대문 패션을 주목한 점은 브랜디의 강점이다. 연간 15조원의 옷이 거래되는 시장의 디지털전환(DX)을 통해 동대문 패션의 세계화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네이버와 맞잡고 먼저 연내 일본을 진출할 계획이다. 브랜디는 지난해 네이버로부터 100억원 투자를 받은 뒤, 지난 4일 200억원을 추가 투자를 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안에 동대문 풀필먼트 센터를 4000여평 규모로 확대한다. 동대문 도소매 상품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솔루션을 기반으로 야후재팬과 라인 등을 통해 일본 소비자에게 판매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