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일주일 만에 보너스 금액이 반토막 났네요. 1건에 1000원도 안 주는데, 이게 무슨 보너스입니까?”
배달의민족의 ‘짠물 보너스’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하루 단위로 주는 보상을 받기 위해 수행해야 하는 배달 건수가 15건 수준에서 25건으로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보상 기준이 2배 가까이 높아지면서, 1건 수행 시 받을 수 있는 보상 금액은 1500원에서 600원대로 반토막이 났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전속 배달 기사 ‘배민라이더스’ 대상 일일 보상 프로모션 기준을 상향 조정했다. 서울 A권역 기준, 16일부터 19일까지 하루 25건을 배달하면 하루 당 1만 7000원의 일일 보상을 지급한다. 4일 연속 미션 달성 시 2만원을 추가 지급, 총 8만 8000원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4일 연속 달성 시 건당 880원, 1~3일 달성 시 건당 680원의 보상이 주어지는 셈이다.
이는 일주일 전 프로모션 금액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지난 주말인 9~12일, 배달의민족은 A권역 배민라이더스에게 15건 배달 시 1만 5000원의 보상을 지급했다. 건당 1500원 수준이다.
배달의민족은 주문량, 배달기사 수와 상황 등에 따라 유동적으로 프로모션을 운영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폭염으로 배달 주문이 급증하자, 보상 기준 또한 높인 것으로 보인다. 권역에 따라 보상 금액은 1만 2000~2만원으로 다양하다.
라이더들은 건수 당 보상 액수 감소는 물론, 보상 기준이 높아진 것 자체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하고 있다. 1시간에 평균 3건의 배달을 수행한다고 가정할 시, 꼬박 9시간을 땡볕에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 배민 라이더 A씨는 “코로나19 재유행과 폭염으로 주문이 늘었다고 하지만 그만큼 배달 기사도 쏟아져 체감 콜 수는 큰 차이가 없다”며 “주문이 몰리는 시간에 최대한 많은 배달을 하려면 과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여름이 되면서 늘어난 주문량만큼 배달 기사 또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민커넥트’ 애플리케이션(앱)의 활성이용자 수는 지난 4월 11만 8000명, 5월 14만 6000명, 6월 18만 9000명으로 꾸준히 상승 중이다. 배민커넥트는 배민라이더, 배민커넥터 등 배달의민족 자체 배달 기사가 배달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전용 앱이다. 주간 활성 이용자수 또한 날씨가 무더워지기 시작한 6월 넷째주부터~7월 둘째까지 3주 동안 9만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프로모션이 배달 효율은 높이면서도 배달 플랫폼의 지출은 최소화하는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모션은 한시적으로 일부만 혜택을 누리는 구조”라며 “배달원 전체에게 이익이 되는 배달 기본료 인상이나 거리 할증은 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