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폭동으로 인해 불이 난 건물에서 한 여성이 어린 딸을 건물 아래로 던져 살려내 화제다.
14일(현지시간) BBC방송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남아공 동남부 항구도시 더반에서 날레디 마뇨니(26)는 폭동으로 불에 타 연기가 가득 찬 건물에서 엘리베이터가 작동하지 않자 16층에서 딸을 안고 필사적으로 계단으로 달려 내려갔다.
한 시민이 촬영해 트위터에 확산된 영상을 보면 누군가 건물 외벽 틈새로 아이를 아래쪽 2층 발코니로 떨어트리고, 마뇨니가 이 아이를 받아낸다. 마뇨니는 지상에 있는 낯선 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결국 구경꾼들이 소리를 지르며 경악하는 가운데 아이를 던져 무사히 살려냈다.
마뇨니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완전히 낯선 사람들을 믿는 것뿐이었다”며 “아이를 던진 후 나는 충격 속에 머리를 움켜잡았지만, 그들이 딸을 받아줘 안도했다”고 외신을 통해 밝혔다. 이어 “중요한 건 딸이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며 “난 혼자 탈출할 수도, 딸만 뒤에 놔둘 수도 없는 처지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딸이 계속 ‘엄마가 날 거기서 아래로 던졌어’라고 말한다”며 다음 달에 두 돌이 되는 딸이 두려움에 떨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소방대원들은 사람들이 사다리를 갖고 와 다른 건물 주거자들을 구출하기 시작한 후 약 20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 이 과정에서 마뇨니도 지상으로 내려와 아이와 재회했다.
남아공은 지난주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이 자신의 부패 혐의를 조사하는 사법위원회에 출석을 거부한 후 구금되자 출신지 콰줄루나탈과 경제 중심 요하네스버그를 중심으로 상가몰 등에 대한 약탈과 방화가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