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하루에 17분씩 휴대전화 보면 암에 더 잘 걸린다?”
휴대전화 사용과 암 발생률 사이의 상관관계는 있다? 없다? 오랫동안 이어진 이 논쟁과 관련된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10년동안 하루에 17분씩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암 종양 발생 위험률이 최대 60% 증가한다는 것이다.
9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UC) 버클리 보건대학원 연구진들은 최근 전 세계 휴대전화 사용과 건강에 대한 46개의 서로 다른 연구에 대한 통계적 분석 등을 통해 이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UC버클리 대학 연구진들은 서울대 의대 연구진들과 함께 1999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 스웨덴, 영국, 일본, 한국 및 뉴질랜드 등지에서 과거 수행한 관련 연구를 메타 분석했다. 그 결과 10년간 하루에 17분씩 휴대전화를 보거나, 1000시간 넘게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암 종양 발생률이 60% 이상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들은 “휴대전화 전자파가 세포 메커니즘을 방해하고, 극단적인 경우 DNA 손상이나 세포의 사멸을 일으키는 스트레스성 단백질 생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휴대전화 전자파와 암 발병률간 연관성을 놓고 학계 안팎에선 이견이 분분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휴대전화에서 방출되는 무선 주파수 에너지가 건강에 해를 끼친다는 일관되고 신뢰할 수 있는 과학적 증거가 없다’며 사실상 휴대전화와 암 발병률이 무관하다고 손을 들었다.
하지만 조엘 모스코위츠 UC버클리 보건대학원 가족지역사회건강센터 센터장은 그동안 휴대전화 전자파 노출의 위험성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던 이유가 “미국 정부가 1990년대에 해당 연구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통신업계가 미 정부에 연간 1억달러에 달하는 로비를 벌이며 관련 연구가 이어질 수 없었단 것이다.
이어 모스코위츠 센터장은 보다 안전하게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위해선, 가능한 Wi-Fi 및 블루투스 기능 사용을 최소화 하고, 휴대전화를 쓰지 않을 땐 25㎝ 가량 떨어뜨려 놔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다녀야 할 땐 비행기 모드로 놓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휴대전화는 신호가 약할 때 전자파를 더 강하게 발생하는만큼 가급적 신호가 강할 때 사용할 것을 추천했다.
한편 모바일 기기 분석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한국인의 휴대전화 사용 시간은 하루 평균 3시간 40분 정도다. 2016년 조사의 2배 수준, 2017년 조사보단 17% 더 늘어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