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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장판사 출신이 집필하는 ‘악마판사’, 라이브 법정 쇼라니?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tvN 토일드라마 ‘악마판사’(극본 문유석 연출 최정규)는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에 상륙한 새로운 사법개혁 라이브 법정 쇼의 시행과 재판장 강요한(지성 분)의 거침없는 행보를 그리며 지난 3일 포문을 열었다. 재판을 리얼리티 예능도 아니고, 리얼리티 법정 쇼로 진행한다는 발상이 독특했다.

라이브 법정 쇼 ‘국민시범재판’을 통해 악인(惡人) 징벌에 나선 재판장 강요한과 그의 재판에 가려진 진실을 파헤치려는 배석판사 김가온(진영 분)의 갈등을 그리며 첫 회부터 시청자들을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으로 강하게 끌어당겼다.

특히 ‘국민시범재판’의 첫 케이스인 JU케미컬 공장 독성 폐수 유출 사건은 대기업과 소시민들의 대결 양상을 띠며 힘든 싸움을 예상케했다. 하지만 증인의 양심선언을 기점으로 판도가 달라졌고, 강요한 재판장은 소시민의 손을 번쩍 들어주며 금고 235년을 내리면서 첫 재판은 소시민들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시청자들은 통쾌한 재판 결과에 쾌재를 부르다가도 재판 전 보여진 강요한의 수상한 행보와 증거 조작 가능성을 염두하고 있는 배석판사 김가온의 의심을 눈여겨보며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무한 궁금증을 드러내고 있다.

정의구현이 아닌 단지 국민의 원성을 잠재우기 위해 출범한 ‘국민시범재판’이 서서히 강요한의 손바닥 위에서 좌우되기 시작하자, 김가온은 화끈한 판결로 하루아침에 국민적 영웅이 된 강요한의 재판에 의문을 가졌다.

마치 잘 짜여진 각본처럼 진행된 재판 과정과 증인의 양심 고백, 재판 전 강요한의 수상한 행보 등 석연치 않은 점들이 그를 자극했다. 의문을 자아내는 점들이 적지 않다.

▶‘안전 박사’ 장기현(차건우 분)의 수상한 양심선언=첫 재판의 판도를 뒤집은 것은 단연코 현장 관리자 장기현의 양심선언이었다. 피고인 JU케미컬 회장 주일도(정재성 분)가 사고 전 이미 독성 폐수가 유출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고 받았다는 결정적 증언이 피고 측 진술의 신빙성을 무너뜨렸고 “살 만큼 산 노인네”라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망언까지 했다고 덧붙여 국민의 공분까지 이끌어 냈다.

하지만 재판 전 ‘박사’라는 인물과 접선한 강요한을 비롯해 재판 후 자신을 찾아온 광역수사대 형사 윤수현(박규영 분)을 피하는 ‘안전 박사’ 장기현의 태도는 강요한의 증거 조작 가능성의 무게에 힘을 싣게 한다.

▶드라마보다 더 꿀잼인 재판?=라이브 법정 ‘쇼’라는 말에 걸맞은 재판 과정 역시 흥미로운 호기심을 자극한다. 강요한은 주일도 회장이 말을 번복하자 기다렸다는 듯 지나간 화면을 띄워 압박하고 선고하는 순간에는 눈물을 머금은 채 피해자들의 이름을 호명해 극적인 분위기를 형성했다.

김가온은 강요한이 재판 중간 USB를 PD에게 전달한 모습과 피해자 유족을 안아주며 눈물 섞인 하품을 하는 이면을 보면서 기승전결이 완벽하게 잘 짜여진 이 재판 과정에 분명 무언가 비밀이 있음을 직감, 시청자들로 하여금 강요한을 향한 의심의 날을 세우게 했다.

▶‘국민시범재판’의 후원자 차경희(장영남 분) 장관을 향한 뒤통수 한 방, 선전포고일까=‘국민시범재판’은 법무부 장관 차경희와 사회적 책임재단의 후원으로 출범, 기득권층을 향한 국민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방편으로 마련됐다.

차기 여당의 강력한 대권 후보인 차경희로서는 똑똑한 강요한을 이용함으로써 지지율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었던 것. 자신의 검사 시절 스폰서인 주일도 회장을 첫 심판대에 올려놨음에도 강요한에게 압박을 가하지 않은 것은 그녀의 야심이 있었음을 짐작케 했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될수록 파리해져 가는 차경희의 면면은 보는 이들을 흥미롭게 만들었다. 235년형이 선고된 순간, 사색이 된 채 분노를 표한 장면은 그녀를 향한 강요한의 선전포고인 것인지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밖에도 사회적 책임재단 상임이사 정선아(김민정 분)의 행보 역시 주목할 포인트다. 그동안 정선아는 시종일관 자신을 하대하는 차경희 장관에게도 미소를 머금으며 일갈을 날려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짐작케 했다.

이런 정선아가 강요한을 향한 호기심을 서서히 키워가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어떤 야심을 품고 있는 인물일지 궁금해지는 상황. 게다가 정선아는 상대의 약점을 잡아 쥐고 흔드는 악녀 본색까지 예고하고 있어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처럼 곱씹을수록 궁금해지는 ‘국민시범재판’ 첫 재판은 앞으로 전개될 ‘악마판사’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을 샘솟게 하고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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