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서 20~30m 떨어져

경사·길 험해 눈에 안 띄었을 듯

‘분당 실종 고교생’ 시신 야산서 발견…“험해서 주민 안 가는 곳”
28일 오전 6시33분께 경기 성남시 서현고 3학년 김휘성 군이 성남시 분당구 새마을연수원 정문 인근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새마을연수원 인근 버스정류장의 모습. 강승연 기자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경기 성남시 서현고 3학년 김휘성 군이 실종 6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장소는 등산로 주변이었지만 길이 험해 주민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위치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경기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김군의 시신은 이날 오전 6시33분께 성남시 분당구 새마을연수원 정문 인근 야산 산책로 주변에서 머리에 종량제 봉투를 뒤집어쓰고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을 찾아가보니 시신 발견장소는 연수원 정문과 버스정류장 쪽에서 야산으로 20~30m 올라가야 하는 곳이었다. 비교적 길이 험하고 경사가 있어 산책로에서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위치였다.

인근 주민인 송모(61) 씨는 “야산에 등산로가 있기는 하지만 시신이 발견된 장소 쪽은 험해서 잘 가지 않는 곳”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전날 오전 10시부터 분당 율동공원·새마을연수원·천은정사 일대에 3개 기동대 인력 180여명과 헬기·드론·수색견 등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였다.

경찰은 새마을연수원 주변 시설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하고, 이날 현장에서 민간 특수수색견을 투입한 지 30여분 만에 시신을 발견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3일 실종 신고를 접수한 이후 김군의 행적을 추적해왔다. 그는 지난 22일 오후 4시40분께 하교한 뒤 편의점에 들러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극단적 선택에 사용된 종량제 봉투를 샀다.

이어 지하철 서현역 인근 서점에서 책을 산 뒤 거리로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CCTV와 버스 블랙박스 등에 포착됐다.

김군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버스엔 내부 블랙박스가 없지만 같은 시간 해당 정류장을 지나친 다른 버스의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한 결과, 김군이 현금을 내고 버스를 탄 뒤 새마을연수원에서 하차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경찰은 김군 시신에서 타살을 의심할 만한 특별한 외상이나 유서를 찾지 못했지만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 동의를 거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사인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