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 추정…“원하는 건 뭐든 살 충분한 현금”

“베이조스, 아마존 주식 19년간 팔아 현금 30조5천억 확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A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순자산이 2000억달러(약 226조6000억원)로 평가돼 세계 최대부호로 꼽히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1997년 기업공개(IPO) 뒤 올해까지 270억달러(약 30조5910억원)상당의 아마존 주식을 매각했다는 추산이 나왔다. 주식 매각·이혼에 따른 재산분할로 주식 양도 등을 거치며 그의 아마존 지분율은 애초 42%에서 10%로 감소한 걸로 파악된다.

미 경제매체 포브스는 자체 계산으로 베이조스 CEO의 이 같은 연도별 아마존 지분 매각·현금확보 현황을 전하며 “세상에서 원하는 건 모두 살 수 있는 충분한 현금을 확보했다”고 24일(현지시간) 썼다.

주식 매각으로 얻은 270억달러에 대해선 연방 자본 이득세로 60억달러를 낸 걸로 추정했다.

포브스는 베이조스 CEO의 총 주식 매각 수익은 보도되지 않았던 것이고, 퇴임하는 아마존 수장의 막대한 재산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다음달 5일 물러나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베이조스 CEO는 IPO를 한 이듬해부터 2005~2007년과 2011년 등 4개년을 제외하곤 매년 아마존 주식을 팔았다.

1998년 4600만달러어치의 주식을 매각한 걸 시작으로 1999년 2100만달러, 2000년 2900만달러 등이다. 이후 10년 동안 매각 물량을 서서히 늘렸다. 1년에 2~3차례 팔기도 했는데, 2010년엔 총 600만주를 매도해 정점을 찍었다. 7억9300만달러(세전)의 가치였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아마존 주가가 급등하면서 베이조스 CEO는 주식을 덜 팔고도 현금은 더 얻게 됐다. 2008년 400만주를 3억400만달러에 매각했지만, 작년 400만주를 매도했을 땐 100억달러를 확보했다. 아마존 주가는 2008년 이후 3000% 넘게 급등해서라는 설명이다.

“베이조스, 아마존 주식 19년간 팔아 현금 30조5천억 확보”
[포브스 홈페이지 캡처]

포브스는 베이조스 CEO의 아마존 지분율이 올해 10%로 줄었지만 소유권에 가장 큰 타격은 주식 매각에 따른 게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2019년 이혼으로 아마존 주식 1970만주(당시 360억달러 가치로 베이조스 지분의 4분의 1)를 전처인 매켄지 스콧에게 양도한 걸 지목했다.

이 매체는 베이조스 CEO가 주식을 팔아 쥔 돈을 어디에 썼는지도 일부 조명했다. 전체적으로 그가 쓴 돈 가운데 140억달러의 용처가 확인된다고 했다.

우주탐사 기업 블루오리진(2000년 창립에 10억달러·이후 75억달러 투자 추정)과 유력 언론 워싱턴포스트 인수(2013년 2억5000만달러)가 우선 거론됐다. 다수의 부동산·사치품도 있다. 로스앤젤레스(LA) 비버리힐스에 있는 유명한 워너부동산 매입(1억6500만달러), 워싱턴주 등 3곳의 주택과 텍사스주 목장(이상 5억400만달러) 소유 등이다. 길이가 약 127m인 슈퍼요트에 5억달러 이상을 지출 중이다.

포브스는 베이조스 CEO가 그동안 기부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면서도 2018년부터 자선단체를 통해 120억달러 기부를 약속하는 등 활동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가 패밀리오피스(부호 일가 자산 전담 운용사)를 통해 10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해 순자산이 2000억달러가 넘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