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최근 자신을 닮은 캐릭터 ‘제이릴라’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 부회장은 그의 일상을 쫓아다니는 제이릴라를 향해 ‘짜증나는 고릴라XX’라는 반어법 전략을 구사하면서 반전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소통에 능한 ‘용진이형’다운 행보라는 평가다.
정 부회장은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골프장에서 제이릴라와 함께 찍은 영상 2개를 게재했다. 정 부회장은 ‘골프장까지 따라와서 이 X랄이다. 이 고릴라 XX 때문에 최악의 스코어를 냈다’, ‘정말 짜증나네 이 고릴라 XX’라고 적었다.
제이릴라는 신세계푸드가 최근 내세우고 있는 캐릭터로, 정 부회장의 닮은꼴로 화제를 모았고 홍보 역시 정 부회장이 연이어 관련 게시물을 올리며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물론 정 부회장은 ‘본인은 닮지도 않았고, 짜증난다’고 연일 반박 중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22일에는 자신 옆에 붙어선 제이릴라를 못마땅해하는 표정의 모습과 함께 ‘자꾸 찾아와서 친한 척 하는데 귀찮아 죽겠음. 그리고 나랑 하나두 안 닮았음’이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이에 제이릴라는 ‘오라고 할 땐 언제고... 그래도 난 좋은데... 또 와도 돼요?’라고 대꾸하고, 정 부회장은 ‘야— 난 그런 적 없어!!!’라고 반발하는 식이다.
대중들은 정 부회장과 제이릴라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에 재미를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제이릴라도 친근한 캐릭터로 받아들이는 중이다. 평소 SNS 활동을 열심히 하는 정 부회장이 MZ(밀레니얼+Z) 세대의 취향에 맞는 유머를 구사하며, 기업 홍보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제이릴라는 당초 지난해 9월 이마트가 상표권을 출원했지만, 12월 신세계푸드가 상표권을 양도받았다. 신세계푸드는 제이릴라 캐릭터를 키워낸 뒤 다양한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제이릴라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도 있다. 제이릴라는 아기 고릴라 제이릴라가 고향인 화성을 떠나 지구로 향한다는 내용의 탄생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이는 신세계그룹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의 우주선 엠블럼과 연결된다.
앞서 제이릴라는 지난달 4일 인천 미추홀구 문학동 SSG 랜더스 필드에 우주복 차림으로 등장해 지구에 착륙한 스토리를 구현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정 부회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젊은층에서는 ‘용진이형’이 이끄는 신세계그룹에 대한 호감도가 확실히 높다는 것을 체감한다”며 “오너의 SNS 활동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이들도 현재 기업 이미지에 미치는 정 부회장의 긍정적인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