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중국 최고 명문 대학 중 한 곳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교로 유명한 칭화대의 개교 110주년 공연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이 대학은 지난 24일 개교행사의 일환으로 대강당 앞에서 여학생 9명의 축하 댄스공연을 펼쳤다.
여학생들은 금빛 미니 원피스를 입고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2분여간 관능적인 동작이 담긴 춤을 선보이는 등 섹시댄스를 콘셉트로 잡았지만 중국 내 반응은 싸늘하다.
신문은 "축하공연은 천박하고 포르노 같은 춤이었다"며 "일부 네티즌들이 칭화대 여학생들의 춤을 음란물로 묘사하고 있는데, 이는 여성들에 대한 명백한 온라인 폭력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제니 라이 광저우 음대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치원에 다니는 내 아들도 이 대학 여대생보다 나을 것"이라면서 "칭화대의 미적 감각이 형편없다. 춤 실력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옷과 화장이 너무 촌스럽다"고 혹평했다.
또 칭화대 동문인 차오무 전 베이징외국대 교수는 SNS를 통해 "안무 구성이 졸려하고 표현이 조잡하고 음악이 어색해 약 장사 공연이나 목욕탕 개업 축하 공연인 줄 알았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선 "학생들이 즐거워 춤을 추는데 뭐가 문제냐" "독립과 자유의 정신을 표현한 것이다" 등 비판이 가혹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매체 펑파이는 논설을 통해 "온라인에서 춤추는 칭화대생을 포르노같다고 비판하는데 이는 여성에 대한 온라인 폭력"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시민운동가인 왕아이충은 "젊은엔 저속함이 없다. 현재의 정치 분위기에서 학생들이 저속할 공간조차 잃어버리게 될까 걱정된다"고도 했다.
한편 칭화대 측은 논란에 대해 공식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