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학생들 “하루 2~3명씩 폭행 당해…서당에 말해도 달라지지 않아”

서당 측 “신경 썼는데…”가 이 지경?…폭력 방치된 청학동
엽기·상습폭력이 자행된 충격의 청학동 서당 [연합]

[헤럴드경제=뉴스24팀] 경남 하동 청학동 서당의 엽기적인 학교폭력은 서당 측의 관리 소홀로 인해 사실상 방치돼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2월 청학동 한 서당에서 남학생 2명이 동성 학생 1명에게 체액을 먹이고 옷을 벗게 하는 등 엽기적인 방법으로 괴롭히고 상습 구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당 측은 사건 발생 후 피해 학생이 퇴소할 때까지 상황을 모르다가 수개월이 지나 수사가 시작되자 그제서야 심각성을 인지했다.

사태 파악이 늦은 데 대해 서당 측은 30일 “학생끼리 있었던 일을 모두 알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피해 학생은 “평소 가해 학생들을 중심으로 폭행이 자주 있었는데도 서당 측에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문에 가까운 폭력이 있었을 당시 가해 학생들과 피해 학생은 함께 기숙사 방을 쓰는 사이였다.

이들은 5일가량 같이 생활하다가 다른 이유로 한방을 쓰는 사람이 바뀌면서 조금이나마 분리됐다.

하지만 피해 학생은 “방을 옮긴 뒤에도 이들이 불러서 주먹질하는 등 폭행은 이어졌기 때문에 관리자가 폐쇄회로(CC)TV 확인만 철저히 했어도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서당 측이 학생 간 갈등을 사소한 일상으로 봤기 때문에 퇴소할 때까지 피해가 계속됐다”고 증언했다.

그는 자신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 10여 명이 일상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장난을 빙자한 주먹질뿐만 아니라 빗자루 등 도구를 이용해 폭행하기도 했고, 하루에 2∼3명씩 괴롭혔다”며 “일부 피해자가 관리자에게 폭행 사실을 알렸지만 잠시 상황만 정리할 뿐 근본적인 해결에 나서지는 않았다”고 폭로했다.

또 가해 학생들은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수업 시간에 말을 했다는 등 이유를 들어 다수 학생을 수시로 폭행했으며 어깨에 손을 올렸다는 이유로 5일 연속 주먹질을 하고 엎어치기를 해서 바닥에 던진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폭행은 밤낮 가리지 않고 서당 건물 안팎에서 일어났지만, 서당에서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당 측은 보호하는 학생들이 폭력성이 강하거나 주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 특이사항이 있어 싸움이 종종 일어났다는 입장이다.

서당 측은 “학생들 특성상 싸움이 자주 있었고, 상황을 인지하면 곧바로 관련 학생을 분리하는 등 조치했다”며 “폭행 사건을 알면서도 외면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청학동 다른 서당에서도 딸이 변기 물을 마시는 등 괴롭힘을 당했다거나 아들이 흉기로 위협을 당했다는 등 폭력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피해 학부모 중 1명은 국민청원을 통해 “말을 안 들으면 죽인다면서 학생이 흉기를 들고 협박하는 일도 있었는데, 원장은 ‘애들끼리 그럴 수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폭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