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가 확산하는 가운데 이번엔 뉴욕주 지하철에서 아시아계 남성이 흑인 남성으로부터 무차별적으로 폭행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과 트위터를 중심으로 온라인 상에서 확산되고 있는 1분 가량의 영상에서 한 흑인 남성은 지하철 차량 안에서 아시아계 남성의 머리와 얼굴을 주먹으로 사정없이 내리친다. 이어 벽쪽으로 아시아계 남성을 몰고가 무차별적으로 주먹질을 하고, 고통스러워 하는 피해자의 목을 조른 뒤 머리를 바닥에 내팽개쳤다. 이후 흑인 남성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아시아인을 뒤로 하고 유유히 지하철을 떠났다.
영상이 찍히는 동안 폭행 장면을 지켜보던 승객들은 누구도 이를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다. 다만 ‘폭행을 멈추라’는 일부의 소리만 전해질 뿐이다. 심지어 폭행 중간 손가락 휘파람을 불거나 환호성을 지르는 승객도 있었다.
30일 데일리뉴스 등 현지 매체는 해당 사건을 뉴욕경찰(NYPD) 증오범죄 태스크포스(TF)가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으나, 아직까지 왜 이러한 폭행 사건이 벌어졌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뉴욕 코지어스코 거리(Kosciuszko St) 역, 맨해튼행 J열차 안에서 발생했다고 알려졌을 뿐이다.
최근 뉴욕 맨해튼에선 30대 아시아계 남성이 길거리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했고, 증오범죄 규탄 시위를 하던 30대 아시아계 여성과 쇼핑몰에서 병과 캔을 줍던 80대 한인 여성이 폭행을 당하는 등 올 들어 뉴욕에서만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가 30건 가까이 일어났다.
지난 16일 애틀랜타에서는 총격 사건으로 한인 4명 등 6명이 사망하는 등 미국 각지에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