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베트남이냐!” 배달라이더 무법질주 ‘더는 못 참아!’
횡단보도 인파 사이로 오토바이 4대가 지나가는 장면[보배드림 캡처]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좁은 횡단보도에 오토바이가 떼거리로 ㅠㅠ”

‘횡단보도 질주’ ‘신호 무시’ 등 배달 라이더의 무법질주에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칼을 빼들었다. 3000명의 공익제보단과 하반기 제보단 추가 모집에 나선다. 공익제보단은 인도 통행, 신호 위반 등 배달 라이더들의 도로법규 위반 단속 활동을 한다.

배달 라이더의 무법 질주가 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횡단보도를 질주하는 배달라이더의 모습이 포착된 게시물이 대거 올라오고 있다. 과태료를 피하기 위해 ‘번호판 가리기’도 일삼는다.

배달플랫폼의 책임론까지 제기된다. 빠른 배달을 종용받는 상황에서 라이더들의 무법 질주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배달 시간·배달료의 현실화 같은 대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교통안전공단과 국토교통부가 하반기 공익제보단 추가 모집에 합의했다. 크게 늘어난 배달라이더의 무법 질주를 막기 위해 감시 인력 추가 확보에 나선 것이다. 6월 추가 모집 공고를 낸 뒤, 새로 모집된 인원은 7월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규모는 1000여명 안팎이 될 전망이다.

공익제보단은 배달수요가 증가하면서 늘어난 이륜차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운영됐다. 올 상반기 3000명의 공익제보단이 활동 중이다.

“여기가 베트남이냐!” 배달라이더 무법질주 ‘더는 못 참아!’
공익제보단 상반기 모집 공고

제보단은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이나 네이버 밴드 등을 통해 단속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조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가령, 특정 지역 A사거리에서 B가게로 진입하려는 이륜차는 시간 단축을 위해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포착할 수 있는 카페의 위치나 실제 얼마나 많이 적발해냈는지를 공유하는 식이다. 법규 위반을 포착한 뒤에 번호판을 찍으려면 시간이 촉박하니, 일단 사진부터 찍어놓고 이후 실제 위반 시 활용하라는 조언도 있다.

지난해에만 이륜차의 신호 위반, 인도 통행 등 통행 위반, 헬멧 미착용 등 교통법규 위반사항 3만8000여건이 제보됐다. 포상금 등 인센티브도 제공되는데, 올해는 제보가 경찰 처분 등으로 이어진 경우 한 건당 최대 1만4000원, 월 최대 28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여기가 베트남이냐!” 배달라이더 무법질주 ‘더는 못 참아!’
교통법규 위반 시 과태료 부과를 피하기 위해 각양각색의 방식으로 번호판을 가린 사례[배달세상 캡처]

공익제보단을 두고 배달 라이더 업계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업자득이니 스스로 변하자’는 자정의 목소리도 있지만, 빠른 배달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옹호 논리도 나오고 있다.

라이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공익제보단에 반발하는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공익이 아닌 용돈벌이에 불과하다”는 비난글에 동조하는 회원들도 적지 않다. 한 커뮤니티 회원은 “번호판을 떼거나 순대(체인 자물쇠)로 가리면 신고 못 할 것”이라고 조언하는 등 ‘위법 꼼수’를 공유했다. 또 다른 회원은 “공익제보단 발견 시 카페에 공유하고 얼굴을 박제하자”며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