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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문대끼리만 사귀자!” ‘SKY캐슬’판 앱 사람 점수까지 매겨 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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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나 스카이피플 매력점수 4.35점. 이정도면 괜찮지?”

명문대생들끼리만 제한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폐쇄형 온라인 서비스가 잇따라 나오면서,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대학을 서열화하고 그 중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회원으로 받아주는 등 과도한 엘리트주의의 산물 아니냐는 지적이다. 가입 문턱을 통과한 회원을 상대로도 점수를 매겨, 상위 몇퍼센트인지 알려주는 서비스도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명문대 재학·졸업생들만을 대상으로 한 폐쇄적 데이팅앱 ‘스카이피플’에서 본인이 매력지수 몇점을 받았는지 공유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스카이피플은 ▷명문 대학 재학·졸업 ▷안정된 회사에 재직 ▷전문직에 종사 등 세 가지 요건 중 하나를 충족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입 과정에서 이용자는 본인의 키, 사는 지역, 취미나 관심사, 본인의 자산(‘I have OOO’ 등의 설문) 등 정보를 기입한다. 심사를 거쳐 가입에 성공하면 그때부터 이용자는 본인의 매력지수가 몇점인지 매일 업데이트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전체 회원 중(현재 가입자수 38만여명) 상위 몇 퍼센트에 해당되는지 정보도 제공된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처럼 스펙을 서열화하는 서비스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오간다.

직장인 K씨는 “비슷한 조건의 이성을 만나기 위해 결혼정보회사에 몇백만원의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성장 환경과 경제적 요건이 맞는 이성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다. 실제 깐깐한 기준을 충족하는 이성과 만나기 위해 결혼정보회사 등을 이용하면 10번 안팎의 만남에 200만~300만원 상당의 비용이 든다. 하지만 폐쇄적 데이팅앱을 통하면 이보다 훨씬 저렴하거나 비용을 내지 않고도 ‘최소한의 인증’을 거친 이성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불편한 시선을 던지는 이들도 많다. 한 누리꾼은 “소위 SKY끼리의 집단을 만들겠다는 것이냐. 요즘 젊은층의 교제와 결혼도 학벌 위주로 돌아가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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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이같은 높은 스펙이 남성들에게만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에 대한 불편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다. 실제 스카이피플의 경우 여성은 프로필을 입력한 직장인이나 프리랜서, 취업준비생 등이라면 누구나 가입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 명문 대학의 목록까지 자세하게 적으며 이를 충족하는지를 묻고, 안정된 회사도 대기업, 공기업, 국가기관, 주요 스타트업 등으로 명시하고 있다. ‘남자는 능력, 여자는 외모’라는 성차별적 편견이라는 평가다.

‘서울대 구성원을 위한 1:1 매칭’을 모토로 내걸고 있는 만남 서비스 ‘결정샤’는 스카이피플과 또 다른 결에서 운영 시스템에 성고정관념이 반영돼 있다. 남성에게 선택받지 못한 여성은 남성의 프로필을 열람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남성의 경우 일반적으로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아 나서기를 원하고, 여성은 ‘일단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는 싶은데, 그 중에 제일 나은 사람을 고르고 싶어한다’는 인식을 감안했다고 개발자는 설명한다.

전 세계의 다른 데이팅앱은 어떤 정책을 도입하고 있을까. 최근에는 기존의 성고정관념을 반대로 해석한 앱이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틴더의 공동 창업자인 휘트니 울프가 지난 2014년 퇴사 후 출시한 데이팅앱 ‘범블’이 대표적이다. 페미니스트앱으로도 불리는 범블은 여성만 먼저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남성도 여성의 프로필을 볼 수는 있지만 먼저 접근할 수는 없다. 데이팅 앱에서 남성보다는 여성이 익명의 위험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범블은 홈페이지에도 ‘첫 시작부터 평등을 장려할 수 있도록 여성들이 먼저 메시지를 보냅니다’라고 홍보하고 있다.

여성친화적 데이팅앱으로 평가되는 '범블'의 홈페이지 설명 화면 갈무리 [범블]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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