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O배달원, 멘탈 붕괴시키네요” 애꿎은 사장님 ‘별점 복수’ 당한 사연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왜 이 먼 데까지 배달 시키느냐고? 황당하네, 별 한 개!”

배달 시장의 급성장으로 배달족(族) 또한 늘어나면서, 서비스업으로서의 기본 소양도 갖추지 못해 고객은 물론 식당 점주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사례가 빈번하다. 일부 배달 라이더에게 불쾌한 일을 당한 고객이 식당에 벌점 테러를 하면서 애꿎은 사장님들만 피해를 보는 형국이다.

배달 서비스 수준을 높여달라는 사장님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배달앱 플랫폼들은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전날 ‘OO배달원, 멘탈 붕괴시키네요’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글이 화제다. 글쓴이는 “고객이 배달 후 사진 전송을 요청(비대면 배달)했던 건이었는데, 배달원이 ‘엿 먹어라’ 하는 손가락에 봉투를 걸고 찍어서 보냈다”며 “당연히 (리뷰에) 별 하나 받고 난리가 났다”고 적었다.

식당 측 실수가 아니었으므로, 해당 리뷰는 고객센터 측에 연락해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됐다. 하지만 이같은 블라인드 조치에는 꼬박 하루가 걸린다. 글쓴이는 “배달기사가 일부러 (손가락 욕을) 한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블라인드 처리가 된다 해도 떨어진 식당 별점은 어떡하느냐”고 하소연했다.

아예 배달기사가 고객에게 꾸지람해 식당에 대한 악평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지난달 한 자영업자는 ‘별 한 개’와 함께 부정적 평가를 남긴 고객의 리뷰를 캡처해 커뮤니티에 공유했다. 리뷰에서 고객은 “사장님으로 보이시는 분이 직접 배달 와서는 ‘거리가 상당한데 왜 여기까지 배달 시키냐, 나보고 죽으라는 거냐’라고 하는데, 음식 받는 손님 입장에서 기분이 좋겠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배달은 식당 측 종업원이 아닌, 배달앱을 통해 배정된 기사에 의해 진행된 것이었다. 글쓴이는 “직접 사과할 수 있게 플랫폼 측에 고객 전화번호를 요청하니 정책상 안 된다고 한다. 블라인드 처리도 내일이 돼야 한다고 하니 미치기 일보 직전”이라고 적었다.

123RF

이밖에 배달앱을 통해 배정된 배달기사의 서비스 미숙으로 식당이 피해를 본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별도의 배달통이나 보온 가방 없이, 뜨거운 음식을 오토바이 발판 위에 올려놓고 배달했다가 ‘다 식은 음식을 가져다 주면 어떡하느냐’는 항의 전화를 받은 점주도 있다. 음식을 함부로 취급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한 일부 점주들이 해당 배달기사가 배정되지 않도록 할 방법이 없느냐는 문의를 남기기도 했지만, 플랫폼들은 이와 관련한 대응책은 별도로 안내하고 있지 않다.

배달기사들의 배달 미숙을 무조건 식당이 책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배달 플랫폼들도 음식이 아닌 ‘배달’ 서비스 자체에 대한 별도 평가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예컨대, 배달의민족은 주문 완료 후 작성할 수 있는 ‘리뷰 쓰기’에 메뉴 평가 외에도 ▷시간 내 도착 ▷친절 ▷요청사항 이행 등 항목에 ‘좋아요’를 누를 수 있는 ‘배달 평가’란을 마련했다. 쿠팡이츠 역시 음식과 배달을 각각 평가할 수 있도록 했는데, 부족함이 있을 때에는 ▷늦게 도착 ▷흘림·훼손 ▷음식 온도 ▷요청 사항 ▷불친절 등 8가지 항목으로 구분해 평가할 수 있다.

배달앱 리뷰 평가 항목. 왼쪽은 배달의민족, 오른쪽은 쿠팡이츠

하지만 이같은 배달 평가 시스템은 실제 배달의 질을 높이는 데에는 실효성이 적다는 평가다. 우선 배달이 완료되고 난 뒤에는 음식 훼손이 누구 책임인지 고객 입장에서 구분하기 어렵다. 실제 고객의 환불 요청이 들어와 귀책 사유를 따지더라도 결국 누구 탓인지를 가려내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자영업자는 “음식이 훼손됐을 때, 배달기사나 매장 중 한 군데가 실수를 인정하면 그쪽 책임으로 손실 처리하는데, 양쪽 모두 인정하지 않을 경우엔 귀책 없음으로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배달라이더가 본인 실수가 아니라고 설득하면 책임을 지우지 않는 구조인 셈인데, 이 경우 서비스에 불만족한 고객에게 합당한 설명을 내놓을 수 없게 된다.

아울러 배달 서비스를 평가하는 시스템은 애초에 라이더들에게 책임을 묻는 용도로는 활용되지 않는다. 배민의 경우 평가 기준에 대해 ‘좋아요’는 누를 수 있지만, ‘싫어요’나 서술형 평가란은 마련하지 않았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이에 대해 “배달 기사 개인에 대한 평가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쿠팡이츠도 배달 서비스 평가 시스템과 관련해 “주문자의 평가는 개개인 배달 기사에게 이익, 불이익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평점으로 인한 계약 해지 등은 없다”고 말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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