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사과할 기회 주고 싶었을 뿐…아버지 찾지 말아달라” 게시글 수정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아냐” KTX 햄버거 진상女 사과
[보배드림 캡처]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네가 뭔데 나한테 먹으라 말라 하냐. 천하게 생긴 X이, 감히 우리 아빠가 누구인 줄 알고”

KTX 열차 안에서 햄버거를 먹으려다 제지 당하자 거친 말을 쏟아낸 젊은 여성에 대한 공분이 확산하는 가운데 해당 영상을 올린 글쓴이가 이 여성과 연락이 닿았다며 그의 아버지를 찾지 말아달라는 후속글을 남겼다.

지난달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KTX 무개념 햄버거 진상녀'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글은 2일 현재 ‘KTX 무개념 햄버거 진상녀, 그 이후 글(아버지 안찾으셔도 돼요)’라는 제목으로 바뀐 상태다.

글쓴이에 따르면, “커뮤니티를 통해 어떤 분이 쪽지를 주셨고 그 여자분이 누군지 알게됐다”며 “결론은 그냥 일반적인 가정의 아가씨로 추정된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이제 궁금하지 않을 정도로 정체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부터 비상식적인 일에 분노했던 것이지 그분을 상대로 뭐 어찌할 생각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과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썼다.

글쓴이는 “저보다 15살이나 어린 아가씨고 어제 뉴스 방송 후 일이 커져 본인도 겁을 먹고 있더라”라며 “그날 저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 등에 대해 진심이 담긴 사과를 요청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모욕죄로 고소장을 제출한다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여성은 그날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있으며 본인으로 인해 피해를 받았던 열차 내 다른 분들께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며 “그날 행동은 본인의 신경과민 상태에서 빚어진 일이라 했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젊은 친구인데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인격을 조금 더 갖추고 겸손하게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어려운 시국에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사는 사람들이 바보로 취급받지 않고 공공질서를 지키지 않거나 사람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든지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다는 걸 이번 일을 통해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앞서 지난달 28일 글쓴이는 동대구역에서 탄 이 여성 승객이 마스크를 내린 채 음식을 먹었다며 이를 본 승무원이 음식을 먹을 수 없으며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청했지만 무시했다는 내용의 글을 영상과 함께 올렸다.

게시글에 따르면, 글쓴이는 이 여성이 급기야 햄버거까지 꺼내 먹기 시작하자 객실 밖 통로에서 먹으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여성은 “무슨 상관이냐”고 받아쳤고 이어 “천하게 생긴 X이, 너 우리 아빠가 도대체 누구인 줄 알고 그러느냐”면서 욕설을 내뱉었다.

또 자신의 휴대전화로 글쓴이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어 아버지에게 전화를 해 상황을 설명한 뒤 다시 글쓴이에게 SNS에 사진을 올리겠다고 협박을 했다고 글쓴이는 밝혔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후 여성의 행동은 온라인 상에서 지탄을 받았다. 아버지가 대체 누구냐는 댓글도 이어졌다.

코레일 측은 이에 대해 “신고를 받고 승무원이 두 번의 계도와 경고 조치를 했다”며 “승객도 계도에 대해서는 잘 받아들였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