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1만5000원 치킨 팔면 최소 6000원이 쿠팡이츠한테 가게 되는 겁니다…아예 안하는게 이득이겠지요.”(쿠팡이츠 신규 수수료 안내를 받은 자영업자)
쿠팡이츠가 오는 3월부터 일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이용 수수료를 높이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정책은 지난 2019년 말부터 이미 적용되고 있지만, 불만은 크다.
일각에선 쿠팡이츠가 안정적인 점유율을 확보하자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한다. 후발주자인 쿠팡이츠는 지난해 폭발적 성장세를 거쳐 배달 시장 3위로 자리매김했다.
쿠팡이츠는 지난 27일 수도권 일부 계약자들을 대상으로 신규 수수료 정책을 안내했다.
기본 2000원이던 중개 수수료를 주문금액의 15%로 조정하고, 프로모션 배달요금을 기존 35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렸다. 프로모션 중개 수수료는 1000원으로 동일하다. 배달요금 중 고객부담 배달비와 최소주문금액은 판매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만약 1만5000원 상당의 음식을 주문한다고 가정하면 그 중 8250원이 쿠팡에게 돌아간다. 8250원은 15% 수수료(2250원)와 고객부담 배달비가 없는 기본요금(6000원)을 합한 값이다. 프로모션 대상인 경우 6000원을 부담하게 된다.
이용 수수료는 타 배달 서비스와 동일하지만, 기본 배달요금이 훨씬 높다.
배달의민족이 자체 운영하는 ‘배민라이더스’의 이용 수수료는 주문금액의 15%다. 여기에 기본 배달요금 3000원(500m 이내)이 부과된다. 500m~1.5km 거리는 3500원, 1.5km 초과시에는 500m당 500원씩 추가 부과된다. 즉, 1만5000원 상당의 음식을 주문하면 최소 5250원은 배민 및 라이더 몫이 된다. 이용 수수료 2250원은 배민에게 돌아가며, 기본배달 요금은 라이더에게 지급된다.
자영업자 입장에서 배민라이더스는 배달 거리가 늘어날수록 부담이 커진다. 반면 쿠팡이츠는 거리와 상관없이 동일한 금액을 부과한다. 배달 거리가 멀다면 쿠팡이츠를 사용하는 것이 이득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배민라이더스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의 불만은 크다. 거리와 무관하게 기본 배달요금이 높게 책정되면 결국 자영업자들에겐 손해라는 것이다.
이번 수수료 정책을 안내받은 자영업자 A씨는 “(쿠팡이츠) 신규 수수료 안내를 받고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쿠팡이츠 배달 한 건당 몇천 원씩 손해로 나왔다”며 “차라리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 이득이지만, 배달이 필수가 된 시대니 이도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선 쿠팡이츠가 배달 시장에서 일정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한다. 오는 2분기로 전망되는 나스닥 상장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시장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쿠팡이츠는 후발주자로 뒤늦게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경쟁업체 대비 저렴한 수수료와 배달요금을 내세워 시장점유율을 늘려갔다.
그 결과 쿠팡이츠는 시장 3위로 우뚝 섰다. 비대면 트렌드를 타고 지난해 무서운 성장세를 이어갔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쿠팡이츠 사용자 수(MAU)는 지난해 8월 대비 3개월만에 7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