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 쿠팡이 상장주관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최근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르면 오는 3월 나스닥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시아의 아마존’을 꿈꾸는 쿠팡이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나스닥 상장을 위한 컨피덴셜(기밀의) 예비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나스닥 상장의 9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이르면 3월 상장…올 흑자 전망도
2010년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쿠팡은 2015년 직매입 유통으로 전환한 후 익일 배송인 로켓 서비스로 매출 10조원이 넘는 이커머스 회사로 급성장했다. ‘쿠팡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이뤄가는 모습이다.
쿠팡은 내부적으로 기업가치를 400억달러(43조7000억원)로 평가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250억~300억달러 수준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함에도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는 점이 기업가치에 반영될 것으로 분석했다.
쿠팡의 미국 나스닥 상장이 이르면 3월로 전망되면서 투자은행(IB)업계는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밸류에이션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쿠팡이 수조원의 누적 적자에도 약 3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IB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상장주관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나스닥 상장을 위한 컨피덴셜(기밀의) 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기업공개(IPO)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적자 4조원 딛고 몸값 30조원으로 도약할까
쿠팡은 지난해 매출 11조원, 영업적자 2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매출은 55% 증가한 수치이며, 영업적자는 7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은 2018년까지 매출 급성장에도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미국 아마존, 중국 알리바바처럼 흑자기업으로 도약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2019년 매출 급성장과 함께 적자 줄이기에 성공한데 이어 지난해도 양호한 성과를 낸 것으로 추정되면서 쿠팡의 상장 추진은 더 속도가 붙게 됐다. 삼성증권은 쿠팡이 올해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쿠팡은 지난해부터 나스닥 상장을 추진해 왔으며, 당초 올 2분기 상장이 예상됐다. 그러나 최근 골드만삭스를 통해 예비심사 통과 소식을 받은 것으로 전해져 일정이 예상보다 상당히 앞당겨질 전망이다. 쿠팡의 기업가치는 약 300억달러(32조8800억원)로 추정되고 있으면 최소 250억달러는 인정받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앞서 쿠팡은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로부터 약 34억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하지만 지속된 적자로 추가 자금이 절실함에 따라 이번 나스닥 상장이 성공할 경우 이커머스 성장 지속은 물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신사업 추진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도 긍정적…11번가·위메프·SSG닷컴 IPO 탄력
한편 쿠팡의 나스닥 상장이 성사될 경우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IPO 또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1번가, 위메프, 쿠팡, SSG닷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재무적투자자(FI)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방안, 성장 지속을 위한 투자금 확보 등을 위해 상장을 고려하고 있다.
이커머스에 투자한 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관계자는 “쿠팡은 수조원의 적자로 지속 성장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높았다”며 “나스닥 상장에 성공할 경우 쿠팡은 물론 한국 이커머스 업체에 대한 불신이 사라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