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긴급상황 위치추적 사각지대…정확도도 떨어져 논란

소방청·경찰청에 위치정보 제공시 이통3사 거쳐야, 특히 주말 연휴 공백 심각

알뜰폰·자급제 단말기 정밀 측정 모듈 미탑재…통신망 호환 문제도

‘알뜰’하기만 한 요금 정책 벗어나 안전대책 마련 시급

‘긴급상황 ’ 위치추적  ‘알뜰폰’은 하루 뒤! 왜? [IT선빵!]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부모님 알뜰폰 해드리려는데, 위치 추적이 잘 안 된다 해서 망설여지네요. 정말인가요?”

저렴한 요금으로 알뜰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긴급 상황시 위치 추적 등 ‘안전 사각지대’ 문제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3사의 통신망을 임대해 사용하는 알뜰폰(MVNO) 사업자의 특성상, 원활하고 정확한 위치정보 공유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가 요금 위주의 알뜰폰 정책을 벗어나 안전과 서비스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뜰폰, 긴급 위치 추적 ‘사각지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7월 알뜰폰 가입자 수는 731만 7830명이다. 전체 이동통신전화 서비스 가입자(6980만 5051명)의 10.48%다.

8월 한 달 동안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 이동을 한 건수만 10만200건에 달한다. 이동통신 3사가 신규 단말기 지원금을 줄이고 요금제를 고가의 5세대(G) 이동통신 위주로 개편하면서, 자급제 또는 중고 단말기에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뜰폰은 긴급 상황시 위치 정보 제공이 어렵다. 현행 ‘위치정보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은 소방청·해경청·경찰청이 화재, 실종 등 긴급 상황에서 구조·신고 요청을 받을 시 이통3사로부터 위치정보를 받아 구조에 활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알뜰폰 업체는 이들 기관으로부터 요청이 들어오면 이를 망을 임대한 통신사에 전달한 후 전해 받는 구조다. 신속한 위치정보 공유가 목적이지만 단계를 더 거쳐야 하는 셈이다. 평일 야간이나 휴일 공백이 특히 심각하다.

‘긴급상황 ’ 위치추적  ‘알뜰폰’은 하루 뒤! 왜? [IT선빵!]
KT엠모바일은 무료 부가 서비스 형태로 ‘119 긴급구조 위치제공’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KT엠모바일 홈페이지 캡처]

업체마다 사정도 다르다. KT의 자회사 KT엠모바일의 경우 2016년부터 무료 부가서비스 형태로 ‘119 긴급 구조 위치 제공’을 운영 중이다. 사전 동의한 고객에 한해, 소방청 요청시 KT 시스템을 활용해 24시간 즉각 대응한다. 단, 경찰청이 요구한 경우에는 별도 절차를 거친다.

일부 업체는 전담 인력을 두고 이통3사와 상시 핫라인을 구축해 대응한다. 하지만 군소 알뜰폰업체는 비용 문제로 이마저도 어렵다.

제때 정보를 제공하더라도 정확도가 떨어진다. 이통사향 휴대전화의 경우 기지국 정보, 위성항법장치(GPS), 와이파이로 위치를 측정한다. 반면 알뜰폰 전용 단말기, 자급제 단말기, 중고 단말기 등은 기지국 정보 외에는 정보 제공이 미흡해 부정확하다. 기지국 접속 정보는 수백m~수km 이내로 위치가 표시되지만, GPS와 와이파이를 이용할 경우 100m 이내까지 위치를 좁힐 수 있다.

‘긴급상황 ’ 위치추적  ‘알뜰폰’은 하루 뒤! 왜? [IT선빵!]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알뜰폰 전용 단말기와 일부 자급제 단말기에는 이통3사의 와이파이 측위(위치 측정) 모듈이 탑재돼 있지 않다.

특정 이통사향으로 나온 휴대전화 또한 타 통신사의 와이파이 측위 시스템과 호환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예컨대 SK텔레콤 향으로 나온 휴대전화를 중고로 구입해, KT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업체에서 이용할 경우 와이파이를 통한 위치 측정이 불가능하다.

‘알뜰’하기만 한 알뜰폰 종합대책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알뜰폰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와 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와 가계통신비 경감을 꾀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망 도매대가 인하, 전용 할인카드 출시 등 ‘가격’에만 초점을 맞춰, 알뜰폰 이용자의 안전이나 서비스 품질 대책 등에는 한계가 있다.

대표적인 문제가 콜센터 상담 서비스다. 이통3사의 자회사도 상담원 연결에 반나절에서 하루 이상이 걸리는 게 현실이다. 규모가 작은 알뜰폰 업체는 상담원 충원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긴급구조 위치추적 또한 꾸준히 지적되어오던 문제다. 이에 지난 해 1월 과기부는 관련 대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과기부는 알뜰폰, 자급제폰, 유심이동 폰 등도 정밀한 위치추적이 가능하도록 연동 표준을 개발 중이다. 경찰청 관계자 또한 "군소 알뜰폰 업체도 수사에 필요한 가입자 정보 등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이통사 등 관계자들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위치 추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통사의 협조를 비롯해 여러 이해 관계자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며 “방통위 차원의 ‘긴급구조 위치정보 품질 평가’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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