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분위 가구소득 구입 가능 주택량 1년새 3만호 줄어
-강북 전용 59㎡ 1년새 2억원씩 올라
-패닉 바잉 국면서 강북 소형 상승률 19%로 가장 커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지난 1분기 서울의 가구별 월 소득은 513만원으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이 통계청의 가구당 가계 수지 가운데 5인 이상 사업체 월급여를 환산 해 중간값(3분위 기준)을 낸 것이다. 이를 기준으로 20년 만기 원리금 상환 기준의 대출을 받을 경우 구입 가능 주택가격은 4억5204만원(주택 구입액 중 30%는 보유자금으로 충당 가정)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은 서울에서 이 같은 조건으로 구입가능한 아파트 재고량이 22만5000호로 분석했다.
그러나 다음달 발표되는 2분기 통계에선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중저가 아파트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1년 전 같은 시뮬레이션 하에서 서울에서 구입 가능한 아파트 재고량은 25만7000호로 현재보다 3만2000호가 많았다.
시장에서 느끼는 체감은 그보다 더하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강북 주요 지역 역세권 아파트는 1년 새 2억원씩 올랐다. 노원구 상계주공 1단지(고층) 59㎡(이하 전용면적)은 이달 6억25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썼다. 1년 전 실거래가는 4억8000만원이다. 도봉구 창동의 동아청솔 같은 규모도 1년 새 5억원에서 이달 6억4000만원으로 상승했다.
1억원을 모으려면 서울 가구 월 소득 513만원을 한 푼도 쓰지 않더라도 20개월을 모아야 한다. 3040세대가 ‘패닉바잉(가격이 오를 것이란 공포심에 매수)’에 나서는 이유다.
새 아파트 값은 10억원 턱밑까지 올랐다. 동대문구 휘경SK뷰 59㎡는 연초 8억4500만원에 거래되던 것에서 이달 9억원에 손바뀜했다. 전년 동기 거래가는 7억9000만원이었다. 은평구 수색동의 입주 1년차를 맞은 DMC 롯데캐슬 더퍼스트 59㎡는 9억5000만원에 팔렸는데, 이는 분양가 4억8000만원보다 두 배다.
전문가들은 잇따른 규제에 따른 주택매수심리가 이상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거시경제 상황 등을 고려하면 집값이 잠잠해져야 맞다”면서 “패닉바잉이 올린 집값”이라고 말했다.
강북 핵심지 소형 몸값은 이미 10억원을 훌쩍 넘은지 오래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1단지 59㎡는 13억7000만원에 손바뀜됐고, 성동구 e편한세상금호파크힐스도 같은 규모가 올해만 반년새 1억원이 올라 12억9000만원에 팔렸다.
59㎡는 평형 환산시 20평대로 3인 가구가 생활하기 알맞은 규모로 인식되고 있다. 실거주 수요가 처음으로 내 집 마련 시 접근하는 규모로, 강북 59㎡의 집값 상승에 따른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실제 패닉바잉 상황에서 가장 집값이 많이 오른 영역도 강북 소형이다. KB국민은행이 면적별 아파트 평균 매매가를 시계열로 집계한 결과, 강북 14개구의 소형(60㎡이하)이 1년 상승률 19%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 기간 3억 9251만원이던 강북 소형 아파트 평균 값은 4억6765만원으로 올랐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실거주 목적의 내 집 한 채 있어야 한다는 소유 의식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면서 “이 수요를 만족시킬만한 공급 대책이 나와야 진정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