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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M]‘다주택 팔고 똘똘한 한 채 집중’…강남구 31%가 외지인 거래
5·6월 외지인 매입 30% ‘훌쩍’
서초구는 타구 거주자 50% 육박
다주택 규제에 ‘비싼 한 채’로 이동
대출 규제·稅 부담에 소형 거래 ↑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경. 성연진 기자

지난달 서울 강남구 아파트 3채 가운데 1채는 서울에 살지 않는 외지인이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주택자에게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혜택을 주고, 보유세 부과 기준일 이전이라 급매가 나왔던 5월에도 역시 외지인의 강남구 아파트 매입이 이어졌다. 정부가 ‘집이 여러채 있는 이들은 팔라’고 하자, ‘더 비싼 아파트’로 부동산 자산의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강남구 아파트 31.1%는 외지인 매입=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더해질수록 외지인 매입은 늘었다. 특히 지난해 말 12·16 대책에서 6월말까지 장기보유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라는 퇴로를 마련해주자 보유세 부과 기준 이전인 5월에 급매가 나왔는데, 이를 외지인이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매매, 증여, 분양권 전매 등 모든 거래 포함) 가운데 강남구는 지난 5월 외지인 매입 비중이 32.7%, 6월에는 31.1%를 기록했다. 고가주택 밀집 지역인 강남구에서 외지인이 30% 넘게 매입한 경우는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2007년 1월과 2018년 7월을 비롯해 단 네 차례다.

강남권 아파트를 거래하는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방 거주 고객의 경우 5월께 양도세를 줄이려 고 팔거나 증여할 지 고민이 많았다”면서 “서울에 사는 자녀와 상의해 자산을 정리하고 아예 지방 아파트를 정리하고 올라오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강남 3구 가운데 유독 강남구의 외지인 매입 비중이 높은 것도 눈길을 끈다. 서초구의 경우 외지인보다 서울 내 타구에서의 매입 비중이 높았다. 지난 6월 서초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725건으로 그 가운데 서초구 내에 거주하던 매입자가 249건(34.3%), 서울시 다른 구 거주자가 매입한 경우가 359건(49.5%)로 집계됐다. 그러나 서울 외 외지인 매입은 117건으로 전체 거래의 16.1%에 그친다. 강남구와 달리 서초구는 타구에 거주하는 서울 시민이 매입 비중의 절반을 차지하는 셈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강남구는 압구정동, 청담동 등 유독 정통 부촌으로 외지인에게 인식돼 있다”면서 “이 인식이 거래에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 ‘좁아도 강남 아파트’ 중소형 거래 늘어=잇따른 규제로 복잡한 셈법은 아파트 규모별 거래에서도 나타난다.

강남구는 85㎡(이하 전용면적)를 초과하는 중대형 이상의 아파트 거래가 줄었다. 지난달 중대형 아파트 거래 비중은 24.6%로 전년 동기 38.6%에 비해 12.2%포인트가 감소했다. 이 일대는 압구정 재건축 아파트들 뿐 아니라 삼성동과 청담동에 대형 아파트 비중이 꽤 높아, 다른 지역에 비해 큰 규모의 아파트 거래가 많았었다.

실제 강남구의 135㎡이상 대형 아파트의 거래는 지난해 내내 10%를 넘었지만 6월에는 5%로 급감했다. 반면 61㎡~84㎡인 중형 아파트 거래 비중은 40.8%로 1년 새 24.3%에서 크게 늘었다.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아파트 규모별 거래도 실거주에 적합한 크기를 찾고, 3040 젊은 세대들의 매입 비중이 늘어난 것도 규모가 작은 아파트 거래가 늘어난 원인으로 꼽힌다.

서초구는 지난달 40~60㎡구간의 거래 비중이 35.4%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지난해 6월 16.7% 대비 배 이상 늘었다. 반면 3~4인 가구가 생활하기 적합한 것으로 통용되는 61~84㎡는 21.7%로, 같은 기간 38.1%에서 크게 감소했다.

잠원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수년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15억원 이상 대출 규제가 더해지면서 잠원동에서 대출을 받아 살 수 있는 아파트는 이제 과거 10평대 밖에 없다”면서 “재건축 진행이 느린 신반포12차 55㎡가 15억원 아래여서 최근엔 투자 겸 실거주용으로 젊은 부부들이 대출을 받아 매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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