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 前실장 3시간 넘게 참고인 조사

박원순 휴대전화 통화 내역도 조사 예정

고한석 前서울시장 비서실장 “마지막 통화 낮 1시39분, ‘고소 보고’ 몰랐다”
고한석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이 15일 오후 서울 성북경찰서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관련 참고인 조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변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15일 고한석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약 3시간에 걸쳐 조사했다.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성북경찰서에 출석한 고 전 실장은 낮 12시30분께 조사를 마쳤다. 3시간30분가량 조사를 받은 셈이다.

박 전 시장이 실종된 당일인 지난 9일 오전 공관을 찾아간 것으로 알려진 고 전 실장은 “임순영 젠더특보가 (고소 사실을 박 전 시장에게) 보고한 사실을 알고 공관에 갔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박 전 시장과 마지막 통화시간을 “(9일 오후) 1시39분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등의 질문에는 “경찰에 다 말씀드렸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일부 매체는 임 서울시 젠더특보와 통화 내용을 인용해 임 특보가 박 전 시장을 상대로 한 고소장이 접수되기 1시간30분 전인 지난 8일 오후 3시께 박 전 시장 집무실로 찾아갔으며, 같은 날 밤에 박 전 시장 주재로 임 특보와 소수 측근이 참여해 열린 회의에서 고소 관련 내용이 거론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경찰은 이날 박 전 시장의 사망 전 행적과 경위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 전 시장 재직 시 측근이라 조사가 필요하다”며 “변사 사건 수사의 당연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비서실 관계자 등 박 전 시장의 주변 인물들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

고 전 실장은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을 거쳐 지난 4월 별정직 공무원인 서울시장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박 전 시장이 사망함에 따라 지난 10일 퇴직 처리됐다.

박 전 시장의 사망 경위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과 함께 통화 내용 조사도 하기로 했다. 경찰은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통화 내용 확인을 위한 통신영장을 지난 14일 신청해 발부를 기다리고 있다.

아울러 휴대전화 포렌식을 위해 유족과 일정을 협의 중이다. 수사 절차상 유족이 포렌식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진행할 수는 있지만 유족을 최대한 설득한다는 것이 경찰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들의 양해를 구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경찰은 박 전 시장이 숨진 장소에서 나온 휴대전화 1대를 보관하고 있다. 기종은 신형 아이폰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밀번호 해제 작업은 경찰청 분석팀이 맡는다. 경찰이 포렌식 수사를 통해 박 시장의 휴대전화를 열게 되면 수사 상황 유출 단서도 포착될 것으로 보이지만 경찰은 변사 관련 내용만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포렌식과 통신수사는 변사 사건과 관련된 내용으로만 한정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