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뉴스24팀] 한국에서도 유명한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위기를 우려하며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사건을 거론했다.
12일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무라카미는 인터뷰에서 “이성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위화감이 느껴진다”며 “사람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 간토대지진 때처럼 조선인 학살과 같은 사건을 또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간토대지진은 1923년 도쿄를 포함한 혼슈 동부 지방을 강타한 최대규모 7.9의 대지진으로, 약 10만5000명의 희생자를 냈다. 당시 대지진으로 민심이 흉흉해진 가운데 “재일조선인(또는 중국인)이 폭도로 돌변해 우물에 독을 풀고 방화·약탈을 하며 일본인을 습격하고 있다”라는 유언비어가 나돌면서 일본 민간인들이 자경단을 조직해 6000여명에 이르는 재일조선인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했다.
무라카미는 코로나19로 세계가 폐쇄적으로 변해가는 가운데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과 같은 사건을 초래할 수 있는 배타적 움직임을 경고한 것으로 읽힌다.
그는 그 나름의 메시지는 전달하려 한다면서 “나는 1960~1970년대의 학원 분쟁 시대에 말이 혼자서 전진하며, 강한 말이 점점 활보하는 시대를 살았다. 강한 말이 혼자 전진하는 상황은 싫고 무섭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결국 그런 시대가 지나가면 전부 그런 말은 사라진다.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런 것을 봤더니 그런 말에 대해 경보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오른쪽도 왼쪽도 그렇다”고 경계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SNS 사용 방식을 언급하며 “SNS상의 짧은 문장으로는 말하고 싶은 것을 전할 수 없다”며 “나는 그런 방식을 피하고 싶고,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8월부터 ‘무라카미 러디오’를 진행 중인 그는 오는 18일 단편소설 ‘1인칭 단수’를 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