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동거남의 아이를 여행용 가방에 7시간 넘게 가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이 15일 첫 재판을 받는다. 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만큼, 살인의 고의성을 두고 변호인측과 검찰의 공방이 예상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채대원)는 오는 15일 오전 9시 50분 301호 법정에서 A(41)씨의 살인·아동복지법상 상습 아동학대·특수상해 혐의 사건 첫 공판을 연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일 정오께 동거남의 아들 B(9)군을 가로 50㎝·세로 71.5㎝·폭 29㎝ 크기 여행용 가방에 3시간 동안 감금했다가 다시 오후 3시 20분께 가로 44㎝·세로 60㎝·폭 24㎝의 더 작은 가방에 들어가게 했다.
가방안에서 총7시간 가량 있었던 B군은 같은 날 오후 7시 25분께 심정지를 일으켰다. B 군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만인 지난달 3일 오후 6시 30분께 저산소성 뇌 손상 등으로 숨졌다.
검찰조사결과 A씨는 수차례 '숨이 안 쉬어진다'고 호소하는 B군을 꺼내주는 대신 가방 위에 올라가 뛰거나 헤어드라이어 바람을 불어넣은 사실도 확인됐다.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는 12차례에 걸쳐 B군 이마를 요가 링으로 때려 상해를 가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번 재판에서 살인 범행 고의성 인정 여부가 다퉈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가방에 올라가 수차례 뛴 것도 모자라 가방 안에 헤어드라이어로 바람을 넣어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고 예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A씨의 변호인 측에서는 '아이가 죽음에 이를 것이라는 점을 A씨가 알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찰이 검찰 송치 당시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던 것을 고려하면 A씨 변호인 측에서는 살인죄 책임을 물 수 있을지를 쟁점으로 삼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