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앞에서 밀린 정의연, ‘자리’ 찾는 모양새

정의연·자유연대, 각각 10명 안팎 참가 예상돼

정의연 “감염병 예방 차원 온라인 참여를 독려”

자유연대도 “회견 참가인원, 10~20명뿐” 공지

수요시위 ‘회견 형식’ 다시 소녀상 앞에…보수단체도 맞불 회견 ‘충돌 우려’
지난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맞은편 평화의 소녀상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서울 종로구의 집회 금지 명령과 보수단체 자리 선점으로 난관에 봉착한 수요시위가 오는 8일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맞은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 형식으로 열릴 전망이다. 이에 보수단체인 자유연대도 소녀상 좌측에서 맞불 회견을 개최하기로 해 충돌이 예상된다.

수요시위를 주최하는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는 7일 “제1447차 정기 수요시위 회견을 8일 정오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요시위 반대 집회를 이끌어온 자유연대 측도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근래 집회를 해 오던 소녀상 정면 기준 좌측에서 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의연은 지난 24일부터 자유연대의 집회 장소 선점으로 인해 소녀상으로부터 10m 가량 떨어진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수요시위를 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집회·시위 등을 제한하는 종로구 집합행위 금지 조치로 시위에 차질을 빚었다.

종로구는 지난 3일 0시부터 옛 일본대사관 앞을 포함한 종로구 율곡로 일대에서 집합행위 금지를 발표했다. 감염병 위기 경보 ‘심각’ 단계가 해제될 때까지는 해당 구역 내 집회, 시위 등 집합행위가 금지된다. 이를 어기는 단체 또는 집회 참가자를 대상으로는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정의연의 수요시위와 보수단체 자유연대의 ‘맞불 집회’ 모두 금지됐지만 회견은 사전 신고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당국의 집합행위 금지와 별개로 개최가 가능하다. 정의연과 자유연대 모두 당국의 방역지침 준수를 위해 10명 안팎의 소수 인원 참가를 강조했다. 문제는 같은 시간대 회견이어서 사람이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종로구의 집합행위 금지 취지에 어긋난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집회로 집단 감염의 우려가 크다”며 “수요시위에 함께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온라인 유튜브 생중계로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며 소수 인원 참가를 당부했다. 자유연대 관계자도 “기자회견 참가 인원은 10~20명 안팎으로 공지했다”면서도 정의연과 회견 장소가 일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당일 경찰이 조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자유연대의 장소 선점으로 인한 충돌을 예상해 지난달 24일 제 1445차 수요시위 당시 소녀상 주위로 질서유지선을 설치하고 정의연과 자유연대의 집회 장소를 조율했다. 오는 8일 예정된 두 단체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는 차단선을 설치해 충돌을 방지한다는 입장이다. 서울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집회가 금지됐기 때문에 집시법상 소녀상 주위로 질서유지선은 설치되지 않는다”면서도 “마찰 방지를 위한 차단선은 설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