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매물, 현재 호가 5.8억
“팔고 싶은데 안 팔려”해명
세입자 내년 9월까지 거주
6·17대책…거래여건 변화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다주택자인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팔겠다고 한 세종시 아파트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은 장관은 “정말 빨리 팔고 싶다”며 “안 판게 아니라 못 팔았다”는 입장이다.
은 위원장은 지난해 12·16부동산대책 발표 직후였던 당시 청와대와 정부 내에서 ‘고위 공직자는 1주택만 남기고 다 팔아야 한다’는 압박이 거세지면서 고위 공직자 중 최초로 집을 팔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보유 중이던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와 세종시 아파트 중 한 채를 내놓겠다는 공언이었다.
은 위원장은 서초동 아파는 전세를 주고 현재 서울 옥수동에서 보증금 8억5000만원의 전세를 살고 있다. 금융위원회 사무실도 서울이다. 매물로 내놓은 대상은 세종시 아파트다.
최근 값이 오르고 있는 데다, 인기가 낮은 1층 매물이다. 내년 9월까지 세입자가 거주할 예정이어서 실수요자 매수도 어렵다. 6·17부동산대책은 6개월 이내 입주 실수요자가 아니면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3일 세종시 일대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은 위원장이 보유한 세종시 ‘한양수자인에듀파크’(도램마을 20단지) 전용면적 84.96㎡ 아파트는 5억8000만원에 매물로 나와있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은 1층이며, 내년 9월 만기인 보증금 2억원의 전세계약이 끼어 있다. 은 위원장은 지난해 말에는 해당 아파트를 4억8000만원에 내놓었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는 6월 4억5500만~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6월말까지 이 단지 같은 면적의 최고 실거래가는 5억 5000만원(6월27일)이다. 비슷한 타입(전용 84.85784.96㎡)의 최고 실거래가는 5억9500만원(6월18일 11층 기준)이고, 저층 실거래 기록은 6월 3일 거래된 5억3500만원이 가장 높다.
은 장관은 “공인중개사가 아파트 적정 매매가를 6억원으로 제시해, 빨리 팔기 위해 2000만원을 더 깎으라고 해 5억8000만원으로 정한 것”이라며 “세입자의 전세계약 연장 요청으로 계약을 연장해 집이 쉽게 팔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내년 초까지 이 아파느는 쉽게 매수자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 해당 아파트는 내년 9월까지 전세계약이 돼 있다. 6개월 내에 전입이 불가능해 대출을 받을 수 없다. 6·17대책으로 규제지역 내의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6개월 내에 전입하도록 규제를 강화됐다.
이에 은 장관은 “주택시장 관련 부처의 장관으로서 아파트를 빨리 팔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고위 공직자 정기 재산 변동 사항에 공개된 은 위원장의 재산은 총 32억188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억9729만원 늘었다. 본인 명의의 세종시 도담동 아파트 가격이 2억9000만원으로 1400만원 감소했지만,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가 9억2800원으로 1억2800만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