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나온 부천 쿠팡 물류센터 인근 제1공장 가보니
건물안 창문 하나없어 공기 정체…계단 오르기도 벅차
관리자 “체온 측정·거리두기 등 방역지침 잘 지키는 중”
“확진자 발생한 신선물류센터와 관련 없는 장소” 강조
전문가·중대본 “환기 필요…코로나 예방지침 중 하나”
[헤럴드경제(부천)=신주희 기자] 경기 부천시 쿠팡 신선물류센터(제2공장)과 관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28일 오후 9시 기준 96명까지 늘어난 가운데, 해당 센터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집합 금지 명령으로 폐쇄됐다. 때문에 신선물류센터와 근처 로지스틱스파크에 각각 위치한 쿠팡 물류센터 사무실과 제1공장은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키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건물에 창문이 거의 없어 환기가 되지 않는 등 감염 우려가 여전히 존재했다.
지난 28일 오후 11시께 경기 부천시 오정동에 위치한 신선물류센터에서 100m 남짓 떨어져 있는 물류센터 건물, 쿠팡플렉스 사무실등 쿠팡 제1공장이 위치해 있는 이곳에는 화물차량이 늦은 시간까지도 줄지어 들어가고 있었다. 차량 검문을 하던 관리인은 간이 사다리를 이용해 운전자의 체온을 측정하고 내보내는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는 모습이었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자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엘리베이터 운영을 중단한다’는 안내 팻말이 붙어 있었다. 쿠팡 물류센터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비상 계단을 이용 중이었다. 계단에는 환풍구가 없어 답답한 공기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계단을 오르기 벅찰 정도였다. 교대 시간에 맞춰 직원들이 무리지어 계단을 내려가기도 하고 음식을 챙겨 계단으로 올라오는 모습도 포착됐다. 계단을 이용하던 직원들도 답답한 공기에 숨을 몰아쉬며 계단을 올라갔다.
쿠팡 물류센터 사무실에 다다르자 곧바로 통로에 있던 보안관이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확인하고 방문 목적, 연락처 등을 명단에 작성하도록 했다. 명단을 작성하고 나자, 보안관은 ‘열감시 확인증’이라는 글씨와 날짜가 적힌 종이를 발급했다. 같은 날 발열 검사를 하던 건물 관계자는 “모든 직원들이 발열 검사를 하고 확인증을 출입증과 함께 소지하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발열 검사 후 흰색의 긴 통로를 따라 방들이 늘어져 있는 곳으로 들어서자 쿠팡 물류센터 직원들이 마스크를 쓴 채 1.5m 간격으로 정렬된 의자에 앉아 있는 등 방역 지침은 철저히 지켜지는 모습이었다. 건물 관계자는 “해당 건물은 쿠팡 신선물류센터와 원래부터 교류가 전혀 없는 곳”이라며 문제가 됐던 신선물류센터 관련 감염 우려에 대해 일축했다. “쿠팡 신선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나오기 이전부터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 체크를 하는 등 방역 지침을 잘 준수해 왔다”고도 부연했다.
그러나 건물 안에도 비상구 계단처럼 창문이 전혀 없어 내부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모습이 나타났다. 쿠팡 사무실로 향하는 통로에도 창문은 전혀 없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지침으로 환기가 중요하다고 지적해 왔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과 실내 환기 모두 중요하다”며 “자주 창문을 열어 환기를 자주 해야 감염자가 있을 때 전파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도 “다중이용시설에서 에어컨을 사용할 때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시간마다 1회 이상 환기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코로나 환자가 다수 발생하는 유행 지역의 환기가 불가능한 밀폐 시설에서는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환기가 불가능한 밀폐지역이라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발열 검사를 해야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