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학원보, 환경·건강에 좋은 식품 5가지 선정…1위 채소, 2위 과일, 3위 통곡물, 4위 올리브 오일, 5위 계란
‘기후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지며 많은 사람들의 눈이 환경을 위한 식품으로 향하고 있다. 매 끼니 우리의 식탁 위에 올라오는 음식의 종류를 신중히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기후변화의 위협으로 닥친 지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학술지 ‘국립과학원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엔 15가지 식품의 환경과 건강에 대한 영향을 밝힌 새로운 대규모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에선 식품의 질병 위험 감소 효과와 해당 식품 생산에 소요되는 자원이 함께 고려됐다. 식품마다 영양은 물론 물 소비, 공해, 삼림 벌채, 토양 침식에 대한 영향이 다르다는 점을 평가 자료에 포함, 환경을 위한 지속가능한 식품이 가려졌다.
이 연구를 토대로 환경은 물론 건강에도 이로운 ‘지속가능한 식품’은 5가지가 선정됐다.
먼저 채소는 연구팀이 선정한 지속가능한 식품 1위에 꼽혔다. 연구 결과 채소는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적은 식재료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유럽연합(EU) 통계를 분석한 ‘비건 영향 보고서’(Veganism Impact Report)에서도 지난 2018년 기준 전 세계 육식 인구가 100% 비건(엄격한 채식)으로 전환하면 음식으로 인한 이산화탄소량 배출은 70 % 감소, 총 96억 톤의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전 세계 인구가 비건으로 전환하면 가축에 사용되고 있는 10억 헥타르의 토지가 생겨나고, 이 토지를 식물성 단백질이나 과일과 채소 재배를 위한 농경지로 사용할 수 있다.
2위에 오른 것은 과일이다. 과일도 채소와 마찬가지로 육류에 비해 재배시 다량의 물을 필요로 하지 않고, 토양의 건강에도 이롭다.
채소와 과일의 섭취는 환경에도 이로운 것은 물론 인간의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 2014년 영국 런던대학교 연구팀은 2001년부터 2013년까지 35세 이상 성인 6만5000명을 대상으로 채소와 과일 섭취 효과를 추적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매일 채소와 과일을 560g이상 섭취할 경우 질병에 의한 조기사망률이 42%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3위에는 통곡이 올랐다. 통밀·옥수수·보리·퀴노아, 현미 등의 통곡물은 현대인을 위한 건강식품인 것은 물론 환경을 위한 지속가능한 식품이기도 하다. 연구진에 따르면 곡물은 육류보다는 재배와 수확에 있어 노동과 에너지가 덜 하지만, 채소나 과일보다는 더 많이 들어간다.
2014년 산업생태학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곡물과 콩류의 탄소 배출량은 0.16, 0.11에 불과했다. 반면 소고기의 탄소 배출량은 6.61이나 된다.
4위에는 올리브 오일이 올랐다. 지중해식단의 주요 식재료로 꼽히는 올리브 오일은 견과류를 비롯해 유제품, 육류보다 탄소 배출량이나 물 소비량이 월등히 적다. 그러면서도 현대인의 심각한 건강 문제들을 감소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식재료다.
미국신경학아카데미(AAN)에 따르면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대 미셸 루차노 교수 연구팀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이 노년기 뇌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줘 치매 예방이 도움이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스페인에서 진행된 연구에선 식단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추가하자 지방을 줄인 그룹보다 암 진단이 62%나 적었다.
5위에는 유일한 동물성 식품인 ‘계란’이 올랐다. 계란은 영양의 보고이면서도 소고기, 닭고기보다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덜 발생시킨다. 심지어 생선보다도 지속가능성 지수가 더 높은 식품이다.
미국 환경워킹그룹(Environmental working group)이 발표한 식품별 탄소발자국 수치에 따르면 달걀의 탄소발자국(㎏ 이산화탄소)은 4.8이었다. 양고기의 탄소 발자국이 39.2, 소고기는 27, 치즈는 13.5, 돼지고기는 12.1, 양식 연어는 11.9, 닭고기는 6.9, 통조림 참치는 6.1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