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헬기 추락 22일 만에 블랙박스 회수…외관상 손상 없어
수색당국이 21일 독도 인근 해상에서 지난달 31일 추락한 소방헬기의 꼬리동체를 인양하고 있다. 꼬리동체에는 사고 원인을 밝혀줄 것으로 기대되는 블랙박스가 있을 것으로 수색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독도 해역에서 소방헬기가 추락한 지 22일 만에 수색 당국이 사고 원인 규명에 중요한 역할을 할 블랙박스를 회수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21일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에 따르면 해군 청해진함은 이날 오전 8시 15분부터 무인잠수정(ROV)과 포화 잠수사 6명 등을 투입해 사고 헬기 꼬리 부분 인양을 시작해 6시간여 만인 오후 2시 25분께 작업을 완료했다.

꼬리 부분은 헬기 동체가 발견된 곳에서 110m가량 떨어진 지점에 있었다.

이어 오후 2시 52분께 청해진함에서 대기 중이던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 2명이 인양한 헬기 꼬리에서 블랙박스를 빼냈다. 회수한 블랙박스는 외관상으로는 심한 손상이 없어 보였다.

조사위 관계자들은 블랙박스가 추가 부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민물 보관함에 담아 울릉도로 이동한 뒤 헬기를 타고 김포공항 내 항공철도사고조사위 시험분석실로 향했다.

사고 헬기 블랙박스에는 조종실 음성 기록과 비행 기록 2가지 데이터가 저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위는 우선 블랙박스 외관 검사와 건조 작업을 하고 데이터 추출을 시도할 예정이다.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추출하는 것이 불가능하면 조사관 1명이 헬기 제작사가 있는 프랑스로 블랙박스를 가져가야 한다.

데이터 추출에는 짧게는 2주, 길게는 한 달 이상 걸린다고 한다. 블랙박스 부식 상태 등을 고려할 때 데이터 일부 또는 상당 부분이 손실됐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조사위 측은 "블랙박스에서 추출한 데이터와 기체 손상 상황 등을 복합적으로 검토해야 사고 원인을 온전히 규명할 수 있다"며 "결과가 나오기까지 보통 1년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수색 당국은 헬기 꼬리 부분 인양을 마치자마자 실종자 수색을 재개했다.

주간에는 함선 50척과 항공기 6대를 동원해 수중·해상·중층 수색을 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독도경비대원 10명도 독도 인근 해안을 수색했다.

야간에도 함선 50척과 항공기 2대로 수중·해상·중층 수색을 이어간다.

사고해역 수중 수색하는 함선 가운데 해군 청해진함은 오는 22일 야간 또는 23일 오전부터 대성호 화재사고 실종 선원 수색을 위해 제주 해상에 투입될 예정이다.

독도 추락 헬기 실종자 가족들은 청해진함이 제주 해상으로 이동하는 데 기꺼이 동의했다.

이날 오후 대구 강서소방서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가족들은 “안타까운 마음이 있지만, 그쪽에 가서 실종자 수색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내일 주간수색까지는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7명이 탄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 한 대가 독도에서 이륙 직후 인근 바다로 떨어졌다.

수색 당국은 4명 시신을 수습했으나 김종필(46) 기장, 배혁(31) 구조대원, 선원 B(46)씨 3명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