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 심혈관 질환자, 폭염이 심장에 부담 줘 - 탈수 막도록 물ㆍ이온음료 등 마셔줘야 -“새벽ㆍ저녁 늦게 하는 운동도 도움 돼”
요즘 날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같은 폭염은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요소다. 특히 고렬압, 당뇨, 동맥경화증, 협심증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이 있거나 심혈관 질환자는 추운 겨울과 마찬가지로 더운 여름에도 건강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자칫 심장마비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9년 전 향년 57세로 별세한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 씨의 사인(死因)도 심장마비였다. 더위가 한창 심하던 8월 초순이었다. 의학계에서는 여름에 심장마비가 많이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폭염이 심장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름에 심장이 위험한 이유는 탈수 때문이다. 폭염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땀을 흘리게 된다.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리고 수분 섭취를 적절하게 하지 않으면 탈수가 돼 혈액량이 줄어들게 된다. 이때 혈압을 유지하고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심장은 더 빨리, 더 세게 뛰어야만 한다.
이에 대해 이철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고온다습한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면 몸 안의 혈액이 농축돼 끈적거리게 되면서 혈전이 발생할 위험성도 커진다”며 “특히 협심증ㆍ심근경색증을 앓은 병력이 있거나 심기능이 떨어져 있는 심부전증 환자,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이 높은 환자에게는 심장에 부담을 주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더운 여름에 갑자기 숨이 차거나 가슴 통증을 느낀다면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통상 급성 심근경색증, 급사, 뇌졸중 같은 급성 혈관 질환은 여름에 적게 발생하고 겨울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심장 질환자는 예외일 수 있다. 이 교수는 “심장 질환자가 땀을 많이 흘려 탈수가 발생하면 정상인보다 심장 예비력이 떨어져 있어서 쉽게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며 “심장 질환자는 유손 더위를 피하고, 땀을 흘면 물과 전해질 음료 등을 통해 수분과 전해질을 충분히 보충해 탈수 증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평소 폭염에 대비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시원한 새벽이나 저녁 시간을 이용한 운동이 권장된다. 체중 감소 등을 통해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심장병 환자에게도 운동은 효과적이다. 하지만 심장병 환자는 여름철 높은 온도에 장시간 노출되면 체내 혈액량이 감소하고 전해질 균형이 깨지면서 맥박수가 올라가거나 부정맥이 발생해 심장병이 악화될 수 있다.
때문에 심혈관계 질환자는 이른 오전이나 오후 늦게 가벼운 운동이 좋다. 한낮의 야외 활동과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 중간에도 수시로 수분과 소량의 전해질을 보충해 줘야 한다. 이 교수는 “여름에는 몸이 피곤하지 않을 만큼의 운동과 활동을 하도록 해야 한다. 너무 과도한 운동은 몸에 무리를 준다”며 “무더위로 인한 심혈관 질환을 줄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도 필수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동은 주로 빨리 걷기, 가볍게 뛰기, 자전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이 권장된다. 그중 특히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 빨리 걷기다. 시간은 적어도 30~60분 정도, 일주일 3~5회씩 하면 효과가 있다. 이 교수는 “본격적인 운동 전후로 준비 운동과 마무리 운동을 반드시 하는 것이 좋다”며 “운동을 하다 가슴의 통증, 현기증, 실신, 호흡곤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무시하지 말고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휴가지에서도 심장 질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휴가지에서는 생각지 않은 각종 안전사고가 종종 일어난다. 특히 계곡, 바닷가 등으로 물놀이를 갔을 때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심장 질환자는 물가에서 심장마비를 조심해야 한다.
이 교수는 “덥다고 갑자기 차가운 물에 들어가면 더운 날씨에 확장됐던 혈관이 갑자기 수축되면서 심장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 심장병이 악화되거나 심근경색으로 인해 심장마비가 발생 할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