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지구상에 1300만 종 이상의 생물이 있다고 추정한다. 이 중 매일 70종이 사라지는데, 1시간마다 약 3종의 생물이 사라지는 셈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호랑이, 늑대, 독도강치는 우리 땅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50년 전만 해도 흔히 볼 수 있었던 뜸부기, 구렁이 등도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생물은 267종에 이르고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서식지 파괴, 남획 등의 이유로 멸종위기에 놓인 생물들은 셀 수 없이 많다. 과학자들은 생물종의 급격한 감소세를 겪고 있는 지구 생태계에 곧 ‘6번째 대멸종’이 올 것이라 경고한다.
우리나라는 생물다양성 파괴의 심각성을 깨닫고 지난 1994년 유엔의 ‘생물다양성협약’에 154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환경부는 우리나라의 생물다양성을 지킬 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의 생물다양성에 대한 소중함과 가치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힘써왔다.
특히 2007년 10월 생물다양성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관리하기 위해 소속 전문기관인 국립생물자원관을 발족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우리나라 생물종을 발굴하고 연구하는 한편, 생태계를 훼손하는 정책을 재검토하고, 생물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오는 22일은 유엔이 정한 ‘국제 생물다양성의 날’로 올해로 26회를 맞이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부터 5월을 ‘생물다양성의 달’로 정하고 기념해왔다. ‘생물다양성의 날’ 기념행사가 열리는 17일부터 3일간 국립생태원에서는 국립생물자원관, 국립공원관리공단 등 여러 유관기관이 함께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생물다양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해 새롭게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김해 화포천습지, 철원 DMZ 철새도래지 등 우리나라 대표 생태관광지역 26곳에서도 누구나 참여 가능한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리우환경회의가 개최된 1992년부터 전 세계 정부와 비정부기구, 학계, 기업 등의 환경전문가들이 환경파괴의 정도를 시간으로 빗대 만든 ‘환경위기시계’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환경위기 시각은 오후 9시 9분이다. 지구의 환경이 완전히 파괴되는 것을 상징하는 자정에서 채 3시간도 남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환경 파괴의 시간을 늦출 수 있는 희망은 있다. 2017년 9월 인천 앞바다의 그물에 걸린 상괭이를 구조해 다함께 바다로 돌려보내던 시민들의 모습, 그리고 지난해 8월 지리산 지역주민들에게 구조되어 올해 4월 지리산 섬진강 상류에 다시 방사된 어린 수달들의 모습에서 우리 사회에 새로운 희망이 깃들고 있음을 느낀다.
우리 사회가 개발과 성장의 패러다임을 뛰어넘어 균형과 조화의 가치를 아는 사회로 향할 때 생태계 또한 새 생명, 새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 인간 또한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다양성의 일부다. 그렇기에 생물다양성의 미래는 인류의 미래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