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기준 157만3770원 수령 가능 -DJ정부 2001년 16.8% 이후 최대 인상 -노사 협상타결 어려워, 표결로 처리 15:12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6470원)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김대중 정부 당시인 2001년 16.8%를 기록한 이후 최대 폭으로 올랐다. 새 최저임금을 월급(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157만3770원이 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1차 전원회의를 열고 표결을 통해 내년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확정했다.

최저임금위원회 법정 심의기한은 지난 6월29일까지로 이미 지났다. 하지만 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을 고시하는 8월5일의 20일 전까지(7월16일)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되기 때문에 이날 노사간 최종 담판이 이뤄졌다.

내년 최저임금 7530원으로 극적 타결…16.4% 인상

최저임금위는 최저임금 최종 수정안으로 노동계로부터 7530원, 사측으로부터 7300원을 제시받고 표결을 통해 이렇게 결정했다. 투표에는 근로자 위원 9명, 사용자 위원 9명, 공익위원 9명이 모두 참여했다. 표결 결과 15대 12로 근로자 안이 채택됐다.

과거 최저임금위원회 최종 결정 순간, 노사간 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부 측 공익위원들이 중재안을 제시해 돌파구를 마련한 바 있다. 이날도 공익위원들이 협상의 물꼬를 텄다.

그러나 이날 표결 결과에 경영자 측 위원들은 독립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향후 최저임금위에 대표자 추천도 하지 않겠다며 반발했다.

애초 이날 회의에서 노동계는 올해보다 28.7% 오른 8330원, 사 측은 4.2% 오른 6740원을 내년 최저임금 2차 수정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공익위원들은 임금안 격차가 1590원이어서 협상이 불가능하다며 최종 수정안을 제시하면 표결로 확정하겠다는 방침을 노사 양쪽에 통보했다.

이에 근로자 측은 올해 대비 16.4% 인상한 7530원, 사 측은 12.8% 오른 7300원을 제시했고 2가지 안을 놓고 표결에 들어갔다.

앞서 노사 양쪽이 지난 12일 10차 전원회의에서 제시한 1차 수정안에 비하면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본 셈이다. 당시에는 노동계 9570원(전년대비 47.9% 인상), 사 측 6670원(전년대비 3.1% 인상)을 제시해 격차가 무려 2900원에 달했다.

최초 양측은 전년 대비 54.6% 인상된 1만원(노동계), 2.4% 오른 6625원(경영자) 사이에서 팽팽히 맞서다가 결국 7500원대에서 합의를 보게 됐다.

2000년 이후 최대 인상 폭은 2001년도 16.8%였다. 당시는 90년대 후반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최저임금 인상률이 수년간 극도로 저조했다는 현실이 반영됐다. 지난해에는 협상시한인 7월16일 새벽 올해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7.3% 오른 6470원으로 결정됐다.

이번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까지 최저시급 1만원 인상’ 공약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 공약을 실현하려면 내년 최저임금은 8000원대, 2019년에는 최소 9000원대에 근접해야 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0년 이후 적용 연도별 최저임금 인상률은 2.75%(2010년), 5.1%(2011년), 6.0%(2012년), 6.1%(2013년), 7.2%(2014년), 7.1%(2015년), 8.1%(2016년), 8.1%(2016년), 7.3%(2017년)였다.